[브리핑] 노조 회계공시 검토 지시, 옆집 쳐들어가 숟가락 개수 알려달라 떼쓰는 격입니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 2022년 12월 27일(화) 11:40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인 다트(DART)와 같은 노동조합 회계공시시스템 구축 검토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노동조합을 비리 집단인 양 매도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젠 노동조합 회계 공시라는 상식 밖의 이야기를 꺼낸 것입니다. 다짜고짜 옆집 쳐들어가서 숟가락 개수도 알려달라 떼쓰는 격입니다.
대통령이 진짜 모르는 것 같아 다시 강조합니다. 노동조합은 기업과는 다릅니다. 기업이 회계 장부를 공개하고 감사받는 건, 자신들의 상황을 정확히 공개해야 주주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기업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동조합 회계감사를 주식회사와 같은 수준으로 하자니, 대통령이 노조에 투자라도 하시려는 겁니까.
노동조합 회계자료 결산은 매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노조는 사무실에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비치하고 3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요구하면 노조는 자신들의 장부를 정확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조합원의 마땅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왜 정부가 나서서 조합원의 권리를 침해합니까.
노동자들의 결사체인 노동조합에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을 요구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용자단체인 전경련이나 경영자단체인 경총에다가도 똑같은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직능단체와 이익단체 중에 하필 노동조합만 콕 집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저 노조만 때리면 된다는 윤석열 정권의 악랄한 반노동, 반노조 인식을 보여줄 뿐입니다.
지금 윤석열 정권은 노동조합을 통제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 같으니 억지에 가까운 아무 말이나 하고 있습니다. 자기 반 친구 때려서 제 힘을 과시하려는 일진과 다름없는 행태입니다. 행패를 부리면 혼나야 합니다. 정권이 계속해서 노조 때리기에 골몰한다면 그 후과는 결국 자신들에게 되돌아올 것임을 윤석열 정권은 명심해야 합니다.
2022년 12월 27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