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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오승재 대변인,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일시 : 2021년 12월 3일 11:20
장소 : 국회 소통관

오늘은 세계 장애인의 날입니다. 세계 장애인의 날,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은 지하철을 멈춰 세워야 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게 해달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 ‘장애인도 적절한 교육과 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요구를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지하철이라도 멈춰 세우지 않으면 장애인이 느끼는 차별과 불편을 모른 척하고 지나가기 바쁜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이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열악한 장애인 권리 현주소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장애인이 아니라 정치입니다. 지하철을 멈춰 세운 주체가 다름 아닌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약속을 지키고 마땅히 할 일을 했다면 장애인이 지하철을 멈춰 세우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초 서울시는 2022년까지 관내 지하철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2025년까지 시내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 반영을 제대로 하지 않아 중간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100대 국정과제’로 장애인 탈시설 지역사회 정착 환경 조성을 채택했지만, 임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내놓은 ‘탈시설 로드맵’은 시설 서비스를 재편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장애인 1호 공약이었던 ‘장애인권리보장법’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 출근길 시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불편은 모두 정치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고개를 숙입니다. 오늘의 일로 누군가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정치를 비난해주십시오. 당연히 감수하겠습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겠습니다. 오늘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는 ‘장애시민의 삶이 선진국인 평등과 존엄의 나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정의당과 심상정 정부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시민 여러분께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코앞에 직면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장애인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더 이상 정치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지 말고,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1년 12월 3일
정의당 대변인 오 승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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