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전태일 열사 51주기 관련

일시: 2021년 11월 12일(금) 15:45
장소: 국회 소통관

내일은 1970년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며 몸에 불을 살랐던 전태일 열사의 5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엄혹한 시대에 시민들의 가슴에 노동존중의 불꽃을 피워 올린 열사의 희생을 생각하며 넋을 기립니다. 

전태일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전태일 문화거리축제, 전태일 힙합음악제 등 이제 전태일은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도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또 1995년 영화로 제작되었던 전태일의 일대기는 올해 애니메이션 ‘태일이’로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태일 정신은 이제 시민들의 상식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난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3법이 제안되었지만 정치권은 전태일 3법 중 중대재해기업처벌법만 그것도 누더기로 통과시키는 반의 반쪽짜리 전태일 정신 계승에 머물렀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전태일 3법 중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것과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을 개정하자는 안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전태일 정신 계승을 말하는 정치인은 늘었는데 전태일 3법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하거나 누더기가 되는 현실은 그야말로 부조리한 정치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심지어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은 대한민국 대선에서 ‘노동’이라는 단어는 깡그리 실종되었습니다. 모든 대선 후보들이 2030 청년들을 목놓아 부르지만 정작 그들의 ‘일할 권리, 여가의 권리, 단결할 권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무책임합니다. 120시간 노동할 권리를 외치는 시대착오의 아이콘 윤석열 후보나 불로소득 철폐를 말하며 가상자산 과세유예를 말하는 역주행의 아이콘 이재명 후보로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 시민들의 미래를 결코 열어갈 수 없습니다. 

노동법이 있는지도 몰랐던 시대에 노동자들 손에 노동법을 쥐어주기 위해 전태일 열사가 산화했다면 지금은 이 법을 올곧이 적용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시민이 1000만 명이나 됩니다. 오늘날 전태일이 살아 있었다면 그는 이렇게 외쳤을 겁니다. ‘근로기준법을 확장하라!’ 정의당은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여 일하는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법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동’의 가치가 꽃피는 대선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년 11월 12일
정의당 대변인 오 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