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최석 대변인,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법원 '돈은 내가 먹고, 안전은 네가 책임져라' 손들어줘/문재인 정부 2주년
일시: 2019년 5월 9일 오전 11시 20분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법원 '돈은 내가 먹고, 안전은 네가 책임져라' 손들어줘
법원이 2년 전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관련,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 노동자들에게 유죄를, 원청인 삼성중공업 관리자들에게는 전원 무죄를 판결했다. 원청무죄 하청유죄의 공식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적용된 것이다.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지만, 원청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게 됐다. 기업 손에 살인면허를 쥐어주는 꼴이다.
원청은 안전주의를 지시했으므로 책임이 없고 지시사항을 안 지킨 하도급업체와 노동자들만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돈은 내가 먹고, 안전은 네가 책임지라는 심보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절 휴무로 쉬는 날,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해 현장에 나와 일하고 동료의 죽음을 목도해야했던 하청 노동자들에게 대체 무슨 죄가 있다는 말인가. 원청이 돈만 먹고, 노동자의 안전관리를 내팽개쳐도 하도급이라는 구조가 면죄부가 되는 아주 해괴한 판결이다.
이번 달 초에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사상사고가 이어졌다. 조선업 사망 노동자 중 80%가 하청노동자다. 안전사고와 관련해 계속 원청에 면죄부를 주는 한, 힘없는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은 기업 돈 몇 푼과 바꿀 수 없다. 원청회사의 안전관리조치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정의당은 산업안전보건법 보완에 박차를 가하고, 산재책임을 원청에 물어 가중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도입으로 원청이 법망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힘쓰겠다.
■ 문재인 정부 2주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지나 들어선 문재인 촛불정부는 그 동안의 모든 어둠을 밝힐 만큼의 빛이 있었다.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고,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오랜 시간 고공행진을 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것은 의식 있는 소수가 아니라, 상식 있는 다수의 국민들이었다. 그렇기에 국민들 전역에 걸친 지지와 기대를 이끌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삶의 변화가 없는 청년과 사회적 약자들은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앞서고 있다.
적폐청산을 외쳤던 광장의 사람들도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간 것 빼고는 변한 게 없다 하소연한다. 국정농단을 함께 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대표들은 아직도 길거리에서 과거를 부정하며 또 다시 정권을 잡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정부는 촛불의 온기와 빛을 온전히 어둠을 밝히고 국민들의 언 마음을 녹이는데 사용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광장의 소리를 가슴에 담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남은 3년 기간 동안 임해주길 당부한다.
2019년 5월 9일
정의당 대변인 최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