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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최석 대변인, 故노회찬 국회의원 추도사

일시: 2018년 7월 27일 오전 8시 30분
장소: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우리는 해맑으면서도 호탕하게 웃던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남녀노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명쾌한 이해를 돕던 언변을 기억합니다. 

세상의 모든 약자에게 귀를 기울이고 허리를 굽혀 눈을 맞추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강자들에게는 더없이 꼿꼿하고 모질었습니다. 

당신은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세상의 저울 반대편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아주 무거운 평형추였습니다.

이제 그런 당신을 보냅니다. 
우리는 지금 아주 많이 슬픕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당신의 두 눈은 언제나 진보정치가 염원하는 이상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두 다리는 언제나 현실의 땅을 딛고 서 있었습니다. 

당신은 척박한 현실의 땅 위에서 무거운 쟁기를 끌며 진보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당신께서 뿌린 씨앗이 이제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려는 찰나였습니다. 

진보의 꽃이 활짝 피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날,
당신의 흡족한 미소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려 합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너무나 엄격했습니다. 
작은 부끄러움조차 견딜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이를 두고 정의롭다고 일컫습니다.
당신은 더할 나위 없이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비통한 소식을 들은 방방곡곡의 숱한 사람들은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마주하기 위해 
7월의 혹서를 뚫고서 먼 길을 다녀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토록 사랑받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이토록 사랑받을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했습니다.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보낼 수 없습니다. 

당신께서 남긴 뜻이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그러나 달게 짊어지고 따라가겠습니다. 
숨이 벅차오르고 두 발이 부르트더라도 당신의 족적을 따라 나아가겠습니다.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당신의 찬란한 이름을 목놓아 불러봅니다.
노. 회. 찬.

님이여, 자유를 누리소서, 
님이여, 맘껏 노래 부르소서,
님이여, 평화를 누리소서. 

대표님, 안녕히 가십시오.

2018년 7월 27일
정의당 대변인 최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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