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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자료] 토끼몰이식 단속이 또 이주노동자를 죽였다 [권영국 대표]
[성명] 토끼몰이식 단속이 또 이주노동자를 죽였다

28일 출입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을 피해 도망치던 이주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베트남 국적의 25세 여성인 고인은 대구 성서공단에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막 2주밖에 되지 않은 이주노동자였다.

단속을 피해 공장 상층부의 좁은 틈에 숨어 있던 고인은 동료 노동자에게 “숨쉬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비명이 난무하는 단속 현장에서 고인은 두려움에 떨었다. 결국 틈에서 나와 공장 펜스를 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명목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2월 5일까지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울산에서 기습 강제 단속으로 5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체포, 수갑을 결박해 보호소로 이송한 사건이 있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면 APEC 정상회의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하는가? 국제사회가 우리 사회의 ‘얼룩들’을 보지 못하도록 ‘청소’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생존권보다 중요한 문제인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의 우리 노동자들을 강제 구금했을 때 격분하고 항의했던 기억은 다 지워버렸는가?

강제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이주노동자가 죽거나 다친 사건이 올해 처음도 아니다. 올해 1월 인천의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단속을 피하다 사망했고, 2월에는 경기도 화성의 카자흐스탄 국적 노동자가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으며, 3월에는 경기도 파주의 에티오피아 국적 노동자가 기계장치 안에 몸을 숨겼다가 오른쪽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토끼몰이식 단속 관행, 영장 없이 이루어지는 공장 진입 강제단속은 심각한 인권침해다. 이제 멈춰야 한다. 이주노동자 또한 내국인처럼 존중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일하는 공장에 난입하는 인간사냥,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청소’하지 말라.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먼 타지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명복을 빈다.

2025년 10월 29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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