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부가 LH 사태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약 3개월간 646건, 약 2천800명을 수사해 20명을 구속,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발본색원,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 구축’’을 강조했던 당초 정부 발표를 생각하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결과다.
수사 기간은 달랐지만 1990년 노태우 정부는 1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와 관련, 10개월 동안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 투기 사범만 1만 3천명을 적발하고 공직자 131명을 포함, 987명을 구속한 바 있다. 2기 신도시 개발에 나섰던 노무현 정부도 2005년 6개월에 걸쳐 부동산 투기 사범 1만5,558명을 적발하고 공직자 27명을 포함, 455명을 구속한 바 있다. 공직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내부 정보와 권한을 통해 전국에 걸쳐 집단적으로 투기에 가담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음에도 투기 건수와 가담자의 숫자가 이 정도에 그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은 1년여 임기 동안 검찰, 감사원 등 대한민국의 모든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이런 식으로 수사가 진행된다면 오히려 부동산 투기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다. 3기 신도시 뿐만 아니라 투기 의심 거래가 있는 전국의 모든 개발 사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수사를 진행하고, 투기의 핵심 대상이었던 농지도 빠짐없이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파고 든 부동산 투기를 이 기회에 뿌리뽑겠을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투기판으로 전락한 3기 신도시 개발 관련, 공공주택 100% 공급 원칙을 도입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 사실상 민간 분양 방식으로 개발되는 3기 신도시는 이미 토지 보상금과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의 표적으로 전락한 것이 분명해졌다. 공공택지에는 오롯이 장기공공임대주택과 저렴한 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해 투기 세력이 아예 발붙일 수 있는 기회가 없도록 주택 공급 방식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
2021년 6월 2일
정의당 부동산투기공화국해체특별위원회 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부동산투기공화국해체특별위원회 위원장 심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