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신임 통상교섭본부장 임명과 한미FTA 재협상을 우려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30일 한미FTA 협상 대표였던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하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해온 중요한 시기이기에 그의 통상교섭본부장 임명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첫째 그가 주도하여 체결한 한미FTA는 불공정한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ISDS) 조항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을 위한 조항으로서 국가의 사법주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환경·노동·조세 등 각 분야별 고유의 정책목적에 따라 수립·시행되어야 할 국가정책이 해외거대자본의 투자이익에 대한 유불리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 행정·입법주권마저 위협하는 매우 불합리한 조항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ISDS는 세계유일의 수퍼파워인 경제대국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불리한 제도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미국과 경제력 규모가 비슷한 EU조차도 미-EU간 FTA인 TTIP(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협상에서 NGO와 노조를 중심으로 ISDS가 국가주권을 침해하고 다국적 기업들에 부당한 특혜를 준다며 반대하는 것이다.
둘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FTA 협상 당시 그가 어느 나라의 통상대표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행위를 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대사관이 2006년 7월25일 작성한 문서에 의하면, 전날 그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하여, 한국정부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에게 불리한 ‘약가 적정화 방안’ 정책을 공식 발표하기 이전에 미국정부에 알려 미국이 의미 있는 코멘트를 할 시간을 주고 자유무역협정 의약품 작업반에서 협상할 수 있게 하려고 한국정부 관계자들과 죽도록 싸웠다고 말하였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해왔다. 그러나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인사나 정책마저 무조건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도, 국민을 위한 길도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재협상을 통해 탄생할 새로운 한미FTA는 현행 한미FTA의 우리나라의 사법·행정 주권을 침해하는 요소들이 제거되어야 하고, 일방적으로 농민과 서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7년 7월 31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
문의: 강훈구 정책연구위원(02-788-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