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문예위원회·정책미래내각 노동부, 열악한 게임노동환경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논평] 문예위원회·정책미래내각 노동부, 열악한 게임노동환경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한 명의 노동자가 또 다시 세상을 떠났다. 휴가 중 사우나에 들렀다가 숨진 채 발견된 3D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야기다. 사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고인은 7일 새벽, 잠을 자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휴가를 갔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치료를 받던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10일 새벽 세시 사우나 탈의실에서 발견되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세상을 떠났다. 게임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고인이 근무하던 업체는 “구로의 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야근이 끊이지 않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홀로 밝게 빛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해당 업체의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뒷담화’로 전해져오고 있다. 이미 인터넷상에서는 해당 노동자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소속 회사, 직책, 담당업무, 그리고 SNS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노동자가 근무하던 업체 대표는 추측성 글들이 동료와 유가족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요청과는 별개로 사건의 공론화를 막는 움직임이 계속 되고 있다. 사망 소식이 확산되자 해당 노동자의 죽음을 알린 한 커뮤니티의 글은 지워진 상태이며, 사측에서는 직원들에게 언론과 접촉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의 대응은 이 사건을 접한 이들이 왜 분노했는지, 이 사건을 공론화 하고 싶어 하는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당 노동자의 사망은 단순히 한 업체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우리는 게임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구로와 판교의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대형 게임사의 사옥들이다. 그 앞에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가득하다. 2015년 보도에 따르면 게임개발자 평균 근속기간은 평균 3년이었다. 위메이드는 남성 개발자 평균근속 2.7년, 여성 2.6년, 넥슨지티는 남성 2.6년, 여성 1.7년이라는 평균미달의 수치를 내놓았다. 일하고 싶지 않은 노동환경, 일할 수 없는 노동환경으로 노동자들을 내몬 결과다.

문제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뒷담화’로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사측은 강경하고, 노동자의 편이 되어야할 근로복지공단은 게임개발자를 비롯한 IT노동자들의 과로를 좀처럼 산재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노동현장의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는 정책미래내각 노동부와 함께 게임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6년 7월 16일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정책미래내각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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