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종편은 종합편성채널인가 ‘종일 정부 편드는 채널’인가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종편은 종합편성채널인가 ‘종일 정부 편드는 채널’인가

-종합편성채널 개국 4주년에 부쳐

 

수많은 반대와 특혜논란 속에서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이 4주년을 맞이한다. 2009년 이명박 정권이 신문시장의 70%를 잠식하고 있는 보수일간지들의 방송진출을 위해 미디어 법을 날치기 했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가 각각 TV조선, jtbc, 채널A, MBN을 개국했다. 정부는 2만여 명의 고용창출효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등장, 글로벌 방송으로의 성장기반 마련 등의 장밋빛 미래를 선전했다.

 

개국 초기 1%도 안 되는 시청률로 시작한 종편은 이제 보란 듯이 1%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그러나 이 정부가 애초에 선전했던 고용효과는 미미했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해외진출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우선 ‘종합편성’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5년 5월11일 부터 일주일 동안의 방송편성과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채널A와 TV조선은 전체방송의 65%를 시사보도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다. 그나마도 탐사보도나 깊이 있는 보도가 아니라, 뉴스와 정치토크쇼 같은 저예산의 말잔치들이다. MBN역시 다큐멘터리와 뉴스에 편중된 편성이고 그나마 jtbc가 종합편성에 걸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종편 4개사 모두가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아 해당 영역에서 0점을 받았다. 프로그램과 내용의 다양성은 미디어가 추구해야할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과반 이상의 종편채널이 해당 가치를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내용이다. 민언련에 따르면 최근의 현안에 대해서도 편향성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종편의 시사보도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지만 객관성인 비판이나 반대의견은 10% 미만에 머물고 찬성 일색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22일 도심 집회에 대해서도 모 종편은 “시위대는 두들겨 패야 한다”, “시위목적이 체제 전복이기 때문에 엄단해야 한다”, “시위대 속에는 북한공작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부적적한 발언들마저 여과 없이 내보내며, 일부 과격한 시위대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정당한 시민들의 목소리마저 부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종편은 그 어떤 매체나 세력보다도 이념적 성향에 치우쳐 있다. 북에서 벌어진 열병식을 생중계하고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거론할 정도로 북에 대한 보도가 넘쳐나고 탈북인들을 활용하여 남북의 대결구도를 강화하는 일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북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담겼다는 사실만으로 ‘종북교과서’ 라고 몰아가는 정부 여당의 억지에 한 손 거드는 종편이 사실은 북한에 대해 가장 많은 보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율배반적이고 억지스러운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종편은 대체적으로 언론 방송의 공정성보단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강화하는 효과밖에는 가지고 오지 못했다. 방송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보단 방송생태계를 흐리게 하고 객관적인 여론 형성에 부정적 기능을 했다는 것이 세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와 같이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종편의 편향성을 온존시킨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있다. 종편의 이러한 부정성은 방통위의 관리감독의 실패이자 묵인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정의당은 방통위가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종편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에 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또한 종편에 충고한다. 스스로의 존립근거를 무너뜨리면서 방송계 전체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떨어뜨리는 행태를 지향하고 지금이라도 종편설립의 목적을 충실이 이행하라.

 

2015년 12월 1일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단장 추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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