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박근혜 정부의 만시지탄 메르스 대책/쌍용차 정리해고 6년 관련

[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박근혜 정부의 만시지탄 메르스 대책/쌍용차 정리해고 6년 관련

 

일시: 2015년 6월 8일 오전 11시

장소: 국회 정론관

 

■박근혜 정부의 만시지탄 메르스 대책 관련

정부가 올해 초 메르스가 유행할 것이라는 WHO의 경고를 알고도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우리 당 정진후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작년 12월 작성한 '2014년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리지침'에서 '제7차 WHO 국제보건규약 비상위원회 결과 메르스 전파는 계절적일 수 있으며 내년 봄에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제7차 WHO 국제보건규약 비상위원회는 작년 10월 열렸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실제로 중국과 홍콩은 사태의 추이를 보고 초반부터 강력한 대응으로 진정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한다. 정부가 철저히 대응했다면 오늘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왜 무시했나. 그냥 무사안일인가. 의도적 무시인가. 지금 대한민국에 정부가 있긴 한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장 대답하라.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어제 메르스 감염 병원을 공개하는 등의 만시지탄 대책을 내놓았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유감이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 등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에 부랴부랴 끌려가듯 공개한 정보는 내용조차 오류투성이에 엉망진창이었다.

 

사망자는 벌써 6명에 이르고 있다. 확진자는 87명이라고 한다. 날이 갈수록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또 누가 메르스에 걸리고 죽을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 되니 괴담타령이나 하던 정부의 입이 쏙 들어갔다. 그나마 한다는 말은 공기전염이 아니라는 주문만 읊조리고 있다. 공기전염이 아닌 병원내감염으로 감염자가 이 정도로 번졌다면 정부대응의 실패를 반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병원 가서 몇 마디 하더니 여전히 열감지기 설치한 청와대 안에만 머물고 계신다. 혹시 이 와중에 미국순방 준비하시는 건가? 미국순방을 떠날 상황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비상사태에 해외방문이 그렇게나 중요한가. 외교적 결례 같은 시덥잖은 핑계는 대지 않길 바란다. 이런 비상사태를 이해 못할 문명국가는 없다.

 

또 다시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는 오명을 뒤집어써서는 안 될 일이다. 친박 의원들조차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청와대 컨트롤타워의 상황실장을 떠맡아서 불철주야 발로 뛰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지지 않을 거면 그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

 

■쌍용차 정리해고 6년을 맞아

오늘은 쌍용차 정리해고 6년이 되는 날이다. 2646명이라는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6년 동안 28명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대법 판결 이후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장기간 굴뚝고공농성을 시작했고, 노사간 대화가 시작되자 마지막 희망을 바라는 마음으로 농성을 해제하고 대화에 들어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6년을 맞아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연구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의 심리, 건강 상태는 이미 파탄지경이다. 90%가 ‘해고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고 답하고 ‘해고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는 응답자도 74.8%나 됐다. 해고자의 96.8%가 ‘해고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해고당했다는 사실이 수치스럽고 당혹스럽다’는 대답도 75.6%나 됐다.

 

더욱 중요하게는 건강상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인데, 복직자에 비해 해고자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상태가 심각하냐는 질문에 해고자 39.5%, 복직자 24.2%, 공장노동자 2.5% 순으로 심각하다고 답했다. 해고자 75.2%가 우울 및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반면 복직자는 30.1%, 공장노동자는 1.6%에 그쳤다. 전신피로 조사에서도 해고자 88.7%, 복직자 67.1%, 공장노동자 23.1%로 나타났다. 해고자의 72.2%가 불면증 및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복직자는 49.0%, 공장노동자는 2.0%로 조사 됐다. 해고자의 22.1%는 지난 1년 동안 우울증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수치는 복직자 10.8%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복직이 건강과 심리상태를 양호하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복직이 곧 치료라는 말이다. 노동자와 그 가족 28명을 죽음으로 이끈 ‘치사율 1% 정리해고 전염병’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말이다.

 

사측은 마힌드라 회장 방한 이후 어렵게 시작된 노사대화에서 라인 생산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인력 충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5개월간 같은 대답만 반복하고 있는데 매우 유감스럽다.

 

오늘 노사는 오후 협상을 할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늘 협상에서 끝을 낸다는 각오로 임해주길 바란다. 정리해고 6년을 맞아 복직이라는 전향적 결과를 내와 주길 바란다.

 

이제 시간이 없다. 정리해고 노동자들에게 무소식은 희소식이 아니다. 무소식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지만 더 이상의 희생자는 안 된다.

 

2015년 6월 8일

정의당 대변인 김종민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