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논평] 정부의 <2015 경제정책방향>은 전면 수정해야한다

[정책논평] 정부의 <2015 경제정책방향>은 전면 수정해야한다

- 경제회복은 커녕 노동자·서민 고통 더 키우고, 금융자본, 대기업, 부동산 부자들 위한 대책만 내놔

 

정부가 오늘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은 집권 3년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가 어려운 경제를 회복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노동자·서민을 배제하고 금융자본과 기업, 부동산 부자만을 위한 규제완화에 주력하겠다는 악의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우선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율을 3.8%로 전망했는데 이 또한 KDI나 국내외 민간연구소 전망치에 비해 높다. 올해의 경우를 보더라도 당초 3.9%가 최종적으로는 3.4%로 하향조정된 것에 비추어보면 정부의 전망치 자체가 장미빛 전망을 앞세운 통계의 눈속임을 일상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민간소비가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민간소비를 증가시킬 가계소득 증대에 대한 어떠한 정책수단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핵심분야 구조개혁에 노동부문을 끼워넣은 것은 그 저의를 의심케 한다. 이른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겠다’면서,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등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파견·기간제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한다. 그 실체적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 논의에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방향성이 ‘정규직 노동’에 대한 공세임을 짐작케 한다.

 

한편, 이미 1060조원을 넘어 시한폭탄처럼 다가오고 있는 가계부채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방안도 한심한 수준이다. ‘가계부채 구조개선과 연착륙 유도를 통한 리스크 완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지의 속내용은 “단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고정금리대출로 전환”(40조원규모)이다. 즉 ‘가계 빚을 금융기관 팔을 비틀어 연장해주겠다는 것’이 대책의 전부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정감사 등을 통해 야당 등이 제기해온 개선과제를 일부 반영한 것을 제외하고는 ‘2015년 경제정책방향’ 전체가 온통 금융자본, 대기업,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몇 가지를 짚어보겠다. 정부는 공공, 금융, 노동, 교육 등 4대 핵심분야를 구조개혁해서 경제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효율성 향상과 관련, 정부는 연금개혁을 한다면서 공무원연금에 이어 군인·사학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지금처럼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독주를 계속하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체계를 개편하고 경쟁요소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연금의 운용을 안정성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공산이다.

 

또한 도시재생기반시설을 대폭 확대한다는 미명 하에 민간자본의 참여를 높인다고 한다. 기존의 SOC에 대한 민간자본의 참여가 얼마나 커다란 폐해를 드러냈는지에 대한 평가와 반성도 없이 오히려 무분별하게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미명하에 자행되어왔던 행태는 보편적 공적서비스의 후퇴와 민영화(사유화)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다.

 

금융부문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들은 대단히 위험하기 짝이 없다. 증권·보험사간 자금이체를 허용한다든지, 업권간 칸막이를 완화하는 것은 업권간 리스크 전이를 차단해온 금융규제의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등의 기업신용공여 관련 규제를 완화해서 IB기능을 강화하고, 사모펀드 진입·운용관련 법령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금융의 투기적 기능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겠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노동시장 현안과제에 대한 입법도 서두르겠다는데, 이른바 ‘유연안정성’ 논리는 정규직 노동의 근로조건을 하향평준화시켜 비정규직 노동의 차별개선 요구를 방패삼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부각한 청년실업의 문제는 도외시한 채, 부족한 노동의 공급을 ‘휴먼 FTA 등을 통한 외국인력 유치’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이른바 4대 부문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경제활력 제고를 한다면서 내놓은 방안이라는 게 △재정조기집행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 △민간주도 주택임대산업의 유망산업으로 육성 정도이다.

 

정부가 매년 재정조기집행(상반기 58%)을 반복하지만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뿐만아니라 기업의 배당확대를 위한 정책은 결국은 기업과 주식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내수 진작효과에 제한 적일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해 배당으로 인정하여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은 신규투자나 고용 및 임금상승에 사용해야할 자금을 주가부양에 사용하라고 부추기는 꼴이다.

 

한편, 주택담보대출과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내놓은 부동산 정책으로 민간임대사업자 육성대책만 대대적으로 내놓은 것은 결코 근본적 해결방안이 아니다. 조속히 LTV DTI 규제 강화, 공공임대주택의 확대, 전월세 상한제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을 비롯한 정부의 현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은 한심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주체로서 공공부문 투자확대와 의료, 보육,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증대→소비 및 내수확대→생산확대→수출과 투자확대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럴만한 의지와 능력도 없이 노동자 서민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금융자본, 대기업, 부동산부자들을 위한 경제정책방향을 고수한다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금 곧바로 사퇴하는 것이 우리경제의 회복과 장기적 구조개혁에 더 최선이라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

 

2014년 12월2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조승수)

 

문의 ; 이승민 정책연구위원 070-4640-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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