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14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14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박 대통령, 난장판 청와대로 국가 운영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 해야” “더욱 불행한 것은 찌라시에 나온 내용들이 진짜 사실이 되어가고 있어”

“동성애 지지 않는다는 박 시장 발언 부적절…인권헌장 어떻게 할지 입장 밝혀야”

 

심상정 원내대표 “대통령의 ‘진돗개 실세론’, 국민들은 조롱받는 기분”

“새누리당은 민심과 괴리된 청와대 바로 세우기 위해 국정조사 요구 응답해야”

"대통령의 자신감, 국민과 대결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안 들려"

 

일시: 2014년 12월 8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박근혜 대통령 찌라시 발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가진 오찬 회동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보고서가 정말 근거없는 찌라시에 불과하다면 그리고 권력암투 때문에 찌라시가 버젓이 청와대문서로 작성되고 보고된다면 그런 난장판인 청와대를 통해 국가를 운영하는 박대통령 자신을 부끄러워해야합니다. 엉터리 찌라시 때문에 나라가 흔들린다면 국민들이 정권을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하며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더욱 불행한 것은 찌라시에 나온 일들이 진짜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승마협회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관련 의혹이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으며, 전 문체부 장관은 이를 뒷받침하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런데 왜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이런 일들로 인해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무엇이든 ‘남탓이오’하는 대통령, 자기 부끄러운 줄 모르는 대통령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어제 대통령은 “경제가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소모적인 의혹 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 추문이야 말로 경제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투명한 정치가 투명한 경제의 전제입니다. 건강한 정치가 건강한 경제의 기초입니다. 정권출범이후 금융권 인사가 관치만도 못한 정치, 관피아 보다 더한 정피아판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여론입니다. 이 객관적 사실 또한 찌라시에 불과합니까? 특정 학맥, 대선캠프, 새누리당 출신들로 가득찬 금융계인사부터 바로 잡고 경제를 말하십시오.

 

이미 말씀드렸듯, 청와대는 단지 찌라시를 취합해 보고서를 만드는 곳이어서는 안됩니다. 찌라시에나 나올 이야기라는 것은 대통령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거나 아니면 청와대가 겨우 찌라시나 참고해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둘 중 어느 경우라도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조사하고 시정해야만 합니다.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한시라도 시간을 끌지 마십시오. 그럴수록 나라가 혼란스러워 집니다.

 

(서울시민인권헌장 사태 관련)

서울시민인권헌장 폐기사태와 박원순 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성소수자단체들이 결국 서울시 청사에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자신의 공약이기도하며 시민위원들이 수개월간 심도 깊게 논의한 시민인권헌장을 일방적으로 폐기해 버린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그동안 공청회 과정에서 동성애 혐오 단체들의 폭력을 방지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정위원의 권한을 무시하고 폐기를 선언한 것은 아예 인권선언제정추진을 하지 않은 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한 개신교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박 시장의 발언입니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는 찬성이냐 반대냐이전의 문제입니다. 다름으로 인한 차별과 억압을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박시장의 해당 발언은 서울시민의 인권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시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며,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인권헌장을 어떻게 할지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특히 박 시장의 발언으로 상처 받고 실망한 성소수자 모두와 시민들에게 사과하며, 지금 농성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밝혀야 합니다. 종교인들 앞에서 그렇게 했다면, 이 분들 앞에서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행정철학인 소통과 협치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박대통령의 수사 개입 발언 관련)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거듭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로 온 나라가 흔들리는 것이 부끄러운”일로 일축했습니다. 정윤회씨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곁을 떠난 사람”이고, 동생 박지만씨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일이 없으니 자신감을 가지라”며 새누리당 지도부를 독려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대통령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국민의 63%가 이 사태를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절반 이상인 53%가 특검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찌라시에 휘둘리지 말라’는 박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국민들은 ‘찌라시’를 더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궁중활극을 불러온 주인공이 다름 아닌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국민들은 그동안의 인사 참사 배경을 알고 싶습니다. 또 박대통령의 독선, 불통 정치가 교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그 동안 F학점이었습니다. 수첩인사, 깜깜이 인사, 밀봉인사 등의 말들이 인사 참사를 불러왔습니다.

 

이로 인해서 엄청난 국정혼란이 있었습니다. 우리 정치권은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고 거듭된 인사 참사에 국민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투명하지 못한 반복적인 인사 참사 때문에 대통령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입니다. 누가 수첩에 이름을 올리는 역할을 했을지 주목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사건의 본질입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은 이 문제를 지금까지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어제 대통령이 ‘진돗개 실세론’을 이야기했는데 이 말을 들은 국민들은 조롱받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또 새누리당 지도부 앞에서 자신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것은 국민과 대결하겠다는 의지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나라의 장래가 정말 염려됩니다.

 

대통령이 거듭 ‘찌라시’로 규정하고 ‘터무니없는 얘기’로 이미 결론을 내려 재차 가이드라인을 강조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는 꼬리자르기식으로 갈 것이 불 보듯 뻔해졌습니다.

 

이제 대통령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국회가 서둘러야 합니다. 국정조사-특검으로 가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새누리당의 역할입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할 말은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이 할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민심과 괴리된 대통령에게 국민의 뜻을 전하고 청와대의 기강을 바로 세워서 공직사회의 윤리를 분명히 하는 책임여당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새누리당은 빨리 국정조사 요구에 응답하기 바랍니다.

 

(국회운영제도 개선안 관련)

‘국회개혁자문위원회’에서 제출한 국회운영제도 개선방안이 오늘 10시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에서 심의에 들어갑니다.

 

우선 저는 ‘일하는 국회, 예측 가능한 국회’를 위해 국회운영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그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제시된 10가지 안 가운데 ‘연중 상시국회운영’, ‘과잉 행정입법 통제 시스템 강화’, ‘긴급현안발언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번 제도개선안(의사일정 요일제 도입, 무쟁점법안 신속처리제도)이 너무 기계적, 기능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고 국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수렴하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써 민의의 전당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다변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국회에 반영됨으로써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는 교섭단체인 거대양당만이 국회운영 관련 모든 협상권한을 독점하고 중대사안에 대해 밀실협상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행 국회법(제93조의2)에는 법률안의 본회의 상정시기를 ‘위원회가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의장에게 그 보고서를 제출한 후 1일을 경과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의사일정에 상정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19대 국회 운영이 지금까지 그렇게 되어왔습니까? 그 단서조항인 ‘다만, 의장이 특별한 사유로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의 협의를 거쳐 이를 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으로 인해 그야말로 교섭단체대표의원의 막판 협상 타결 때까지 협상에 참여한 극소수 국회의원 이외에는 다수 국회의원들은 그 누구도 쟁점법안 등에 대해 제대로 논의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본회의에 상정될 법안 최종본과 심사보고서를 확인도 못하고 본회의 표결에 나서야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방식에 회의를 품어 보지 않는 국회의원은 단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국회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할 모든 정당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며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법?제도 개선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 정책현안에 대해서 중장기발전방안에 대해서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상실무 의원만이 참여하여 나머지 290여명의 국회의원들을 소외시키고, ‘깜깜이 표결’, ‘거수기 역할’을 반복하게 만들고 있는 현행 교섭단체 중심의 국회운영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당장이라도 교섭단체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교섭단체 제도의 폐해를 상쇄시킬 수 있는 제도개선방안이 함께 연구되고 제시되어야 합니다.

 

지난 금요일, 국회사무처에서는 국회의장의 법안 제안 형식으로 「국회미래연구원법안」이 국회운영위에 제출되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국가적 중장기 이슈를 다루고 사회 각 분야의 장기 발전방안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를 설립’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법안내용을 살펴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구원 이사회에 거대양당만이 참여하고(국회의장 지명1, 교섭단체 각4인 추천), 교섭단체대표의원 간의 협의를 거쳐 선정된 과제에 대해서만 연구를 수행하게 하겠다고 하니 과연 거대양당은 거대양당만이 국민을 대변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운영 제도개선의 핵심은 투명성입니다. 그 투명성이 담보될 때, 책임성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교섭단체 제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교섭단체만이 국회운영 협상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미국과 영국은 교섭단체 제도가 아예 없거나, 복지선진국가인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는 원내1석이면 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인 이상의 국회의원으로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것이 아닙니다. 교섭단체가 과도한 권한행사를 할수록 국회는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나게 운영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제도개선안만이 탄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늦기 전에 열린 국회, 투명한 국회, 내용에 충실한 국회가 전제된 진짜 혁신적인 국회 제도개선안이 논의되길 촉구합니다.

 

2014년 12월 8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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