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전국여성위, 아기를 많이 낳은 순서대로 비례대표 공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몰성적 발언을 규탄한다

[논평] 전국여성위, 아기를 많이 낳은 순서대로 비례대표 공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몰성적 발언을 규탄한다

 

3일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축사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여성할당을 연관시켜 ‘모성애가 우리 사회를 이끄는 힘이라 생각한다’며, ‘나에게 힘이 있다면 애기(아기)를 많이 낳는 순서대로 (여성) 비례 공천을 줘야 하지 않나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여성의 리더십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여성의 정치로의 진출은 출산력으로 결정되는 것인가. 공당의 대표가 여성후보추천할당제를 도입한 그 취지에 대해서 전혀 이해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래 여성할당제는 압도적 남성의 영역이 되어버린 정치에서 여성의 과소대표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여성의 당연한 권리인 정치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여성의 정치적 기본권과 출산 여부는 전혀 맥락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발언의 취지가 농담이었든, 진담이었든 여성이라는 존재를 오로지 아이를 낳아야만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은 성차별과 젠더 문제에 관한 의식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오로지 ‘비례대표 여성할당을 늘려야 한다.’는 말에 환영의 박수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당대표의 몰성적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여성의 의회 진출만을 강조한다면 출산 문제와 더불어 여성이 성역할을 하는 것이 곧 ‘여성정치’인 양, 정치영역에서의 성별분업을 고착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 정당들이 여성친화 정당인 것처럼 여성할당제를 내세우면서, 현실에서는 역차별 운운하며 여성에게 전략 공천의 기회를 주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단지 그 수만을 늘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 안팎으로 성인지적 가치를 정책적으로 실현할 수 있기 위한 여성의 정치력을 확보하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의미의 ‘여성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2014년 11월 4일

정의당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류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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