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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료

  • [정책분석] [보험이야기 기획연재 15] 대한민국, 민간의료보험료로 얼마나 붓고 있다

[김종명 건강정치위 정책교육팀장] - 정의온 기고글

 

이번에는 우리 국민들은 민간의료보험료로 얼마나 지출하고 있나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자들도 자신의 가족이 민간의료보험으로 어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지를 비교해 보면 좋을 거 같다.

민간의료보험 지출, 월평균 20만원이 넘고 중산층은 30~40만원에 이르러

우리나라 가구가 민간의료보험에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가 한국의료패널이다. 아래는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3.8개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평균 232,200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 가구의 평균이니, 소득별로 살펴보면, 연소득이 2천만 원 미만 가구는 평균 2개에 못미치는 반면, 4천만 원 이상은 5~6개나 가입하고 있다. 연소득이 2천만 원 미만은 월 10만원 이내의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한 반면, 4천만 원 이상 소득가구는 무려 30~40만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여러분은 어느 정도를 가입하고 있고,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가.

연소득이 높은 가구는 보통 가구당 5~6개는 기본으로 가입하고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4인 가족이라면 부부가 실손의료보험에 각각 하나씩, 암보험에 각각 하나씩만 가입해도 4개가 된다. 여기에 아이 2명을 키우면 각각 하나씩 어린이 보험이 추가 되니, 총 6개인 셈이다. 민간의료보험은 가족구성원이 모두다 각자 따로따로 들어야 하니,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 5개가입하는데 30만 원 정도의 보험료가 지출되니 민간의료보험 1개당 대략 6만 원 가량의 월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위 자료를 보면 민간의료보험 가입개수, 보험료 지출수준은 전적으로 소득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이라고 해서 어찌 소득이 높은 가구처럼 부부가 각자 한 두개씩, 그리고 아이가 있으면 아이도 하나씩 가입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소득이 적으니 어쩔 수가 없다.

민간의료보험, 구매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은 어쩌라고?

이런 민간의료보험의 가입 현황을 보면 매우 불공평한 것 같다. 우리의 사회보장제도인 국민건강보험이 취약하여 국민들을 의료불안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있지 못한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민간의료보험으로 그 불안을 해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런데, 소득이 어느 정도 있다면, 민간의료보험을 구매하여 의료불안을 해소할 수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저소득층은 의료불안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민건강보험이 의료보장제도로서 제 역할을 튼튼히 한다면 저소득층을 충분히 보호해줄 수 있지만, 구매능력에 좌우되는 민간의료보험은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하다.

수십만 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료 지출은 연소득이 4천만 원 이상 되는 중산층에게도 큰 부담이다. 취약한 건강보험을 메워주는 것은 좋지만, 그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사실 국민건강보험만으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적어도 보장률이 80%이상만 되더라도 사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거의 사라진다. 지금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대략 62%정도이니 건강보험 재정을 지금의 30%정도만 추가로 늘려도 대부분의 민간의료보험 지출은 불필요하다.

즉, 현재 건강보험의 재정을 부담하고 있는 국민, 기업, 국가가 공히 30%씩 정도만 늘리면 되는 셈이다. 현재 건강보험료는 근로소득자 기준으로 2.9%정도다. 연소득 4천만원(월 330만원정도)이라면 대략 월 10만원 정도를 건강보험료로 부담하고 있는데, 이중 30%인 3만원만 추가로 부담한다면, 사실 국민건강보험만으로 의료비를 해결할 수 있어, 30만원 가량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뭐, 현실에서 당장 건강보험의 보장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은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과다한 민간의료보험이라도 쏟아부을 수밖에 없긴 하다. 그렇다면, 수십만원씩 쏟아붓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앞의 기획연재 글을 차근히 읽은 독자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과연 이렇게 쏟아붓고 있는 민간의료보험 지출이 과연 얼마나 합리적인지에 대한 측면만 살펴보도록 한다.

민간의료보험, 정작 필요한 노인은 가입 못하고, 젊고 건강한 사람만 가입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실제 의료비의 대부분은 60세 이후에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의료비의 상당은 노령층에서 발생한다. 주변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라. 가족이나 친척에서 많은 의료비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우리의 연로하신 부모님 세대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의료불안의 근원은 60세 이후 연령대이다. 만일 민간의료보험으로 의료불안을 메우려 한다면, 주로 노후시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할까? 그렇지 않다.

현재 민간의료보험에 지출하고 있는 주요 연령대는 30~40대에 집중해 있다. 강성욱교수가 한국의료패널을 이용해 연구한 연령별 민간의료보험 지출 현황(아래 그래프)을 살펴보면, 전체 민간의료보험 33.4조 중에서 젊고 건강한 층에서 전체 55%에 이르는 18조를 지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거의 지출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민간의료보험의 가입층과 실제 의료혜택간에는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 볼때 현재 민간의료보험에 쏟아붓고 있는 젊은 층은 자신의 필요에 비해 불필요하게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의료보험의 지출이 많긴 하지만, 실제로는 의료불안의 공백을 메워주긴 어렵다. 대부분의 의료불안은 사실 노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지금의 민간의료보험이 커버해주지 못한다.

노후실손의료보험 허용은 민간의료보험 지출을 더 늘리라는 것

연간 소득 4천만원이상의 중산층들이 가구당 5~6개씩 가입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비 지출가능성이 매우 큰 노령층은 거의 가입을 하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의 민간의료보험은 현재 65세이상의 노인층을 대상으로 판매는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현재 노인층은 소득이 거의 없어 민간의료보험을 구매할 여력이 부족하기에 그렇다.

물론 현재 박근혜 정부는 현재 60세 이상에서는 판매를 하고 있지 않은 실손의료보험을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노후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해주었다. 올 8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판매되는 실손의료보험보다 본인부담은 대폭 늘리고, 보장은 축소하여 보험료를 기존 실손의료보험보다 70~80%수준으로 낮추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70세 기준으로 본다면, 1인당 대략 7~10만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만일 노후 연령까지 커버하려면 3대가 함께 사는 가족이라고 한다면, 이제 가구당 5~6개가 아닌 7~8개가 되어야 한다. 노후 실손의료보험으로 14~20만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할 듯 하다. 지금도 민간의료보험료 부담이 큰데, 지금보다 더 지출을 늘리라는 것이다.

많은 중산층들이 민간의료보험료로 월 30~4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보니,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면 이런 민간의료보험을 만기까지 유지할 확률이 생각보다 낮다. 보험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어떤 사보험이라고 하더라도 5년이 지나면 거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9년후가 되면 유지율은 30~40%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니, 만기까지 보험을 유지하는 경우는 그보다 훨씬 적다고 보아야 한다.

민간의료보험, 비싼 보험료와 생활자금압박으로 대부분은 중도에 해약하고 있어

값비싼 민간의료보험료를 내다가 중도에 해약하는 주된 이유는 주로 생활자금의 압박이나 갱신시마다 보험료가 인상되어 그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른 보험도 마찬가지지만, 중도에 해약하게 되면 그 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은 다른 기획 글에서 설명한바 있다.

 

   
 

결국, 지금 우리가 가입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은 불필요하게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으며, 정작 의료비 지출이 많은 노령층은 거의 배제되어 있어, 그 효과가 크지 않다. 또 대부분은 결국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해약하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차후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런 민간의료보험이 과연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우리의 의료불안을 해결할 수는 있는 것인징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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