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안타깝게 숨진 중증장애인 고 김주영 씨를 애도하며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 벌어졌다. 뇌병변장애인 김주영 씨가 어제 새벽 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팔과 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 김주영 씨는 입에 펜을 물어 119에 신고를 했지만,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전동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고, 그마저도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혼자 탈 수 없었기에 미처 화마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안타깝게 사망한 고 김주영 씨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가로 활발히 일해왔다.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우리사회에서, 그는 이동권과 교육권 등 장애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왔다. 특히, 본인처럼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활동보조인 서비스가 하루 12시간으로 제한돼있는 것을 폐지해달라고 정부에 오래 전부터 요구해온 그였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홀로 집에 남겨진 상태에서 덮쳐온 불행을 피하지 못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고 분노를 느끼게 하는 이유이다.
이미 지난 달에도 1급 근육장애가 있는 허정석 씨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사이 호흡기가 빠져 숨진 일이 있었다. 고 허정석 씨 역시 어제 사망한 김주영 씨와 마찬가지로 보건복지부에 활동보조서비스 상한 폐지를 생전에 청원해왔다. 소중하고 안타까운 생명이 같은 이유로 벌써 둘씩이나 세상을 떠났다. 정부가, 그리고 우리사회가 생명과 직결되는 그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김주영, 고 허정석 두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또한 여전히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 땅의 모든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활동보조서비스 상한제를 비롯한 제약들이 조속히 폐지되길 촉구한다.
2012년 10월 27일
진보정의당 대변인 이 정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