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북 미사일 발사 전 타격과 한국형 MD 추진합의를 비판한다
지난 24일, 제44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발사 전 단계에서 타격하는 이른바 ‘킬 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사된 미사일을 상공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도 추진키로 합의했다. 또한,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은 이후에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체할 기구의 지휘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한 킬 체인 시스템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발사 징후만 포착되어도 미리 타격하는 선재공격용 시스템이다.
한반도 긴장 고조는 물론, 오판에 의한 선제공격으로 전쟁발발의 위험성까지도 존재한다.
특히, 북한은 선제공격을 위한 행동이라며 강력히 반발할 것이며, 이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다량의 이동식 미사일 개발과 핵무기 개발 등에 나설 수도 있다.
즉, 안보강화의 명목으로 추진된 시스템에 의해, 오히려 군비가 증강되고 안보가 악화되는 안보딜레마가 될 소지가 높은 것이다.
한국형 MD(미사일 방어체제)는 이미 한반도에서는 불필요하고, 가능하지도 않음이 확인된 바 있다. 국방부 스스로도 “MD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기만한 채 미국 주도의 MD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형 MD를 합의한 것이다.
MD 참여는 북한은 물론 중국의 반발도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과 맞바꾼 MD 참여는 한반도와 주변국의 대립과 냉전을 불러올 것이다.
한미연합사 대체기구의 지휘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의미를 훼손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양국이 이미 합의한 주권의 문제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의미를 훼손하는 한미양국의 어떠한 합의도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을 대상으로 힘을 통한 억지를 강화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를 불안케 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와 남북대화 중단으로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안보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다. 비핵화는 물건너 가고, 북한의 핵개발도 강화되고 있다.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재추진하고, 차기 정부에서 돌이킬 수 없는 평화를 달성할 구체적 구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2012년 10월 25일
진보정의당 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