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66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66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대한민국, 대형사고 방지·대응 능력 매우 취약…무자비한 위험 속에 불안하게 살아가는 한국사회 바꿔야”

 

심상정 원내대표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다...이것은 ‘인재’가 아닌 대한민국 총체적 부실의 현장, 기본부터 다시 세워야”

 

일시: 2014년 4월 21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오늘로 세월호 침몰사고 6일 째를 맞습니다. 먼저 정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가신 그곳은 부디 평안하고 또 안전한 곳이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그간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습니다. 우리 당은 현장방문조차 방해가 되기에 이를 자제하고 정부가 신속한 결정을 통해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구조에만 몰두하기를 기대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했습니다. 정의당은 앞으로도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고 중심이 되어 최후까지 구조에 전념하고 사태를 수습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의 혼란도 문제지만 정총리가 체계를 잡았다고 한 이후까지, 구조자수를 모두 8번이나 바꾼 것은 용서 받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에 걸쳐 다른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도 그 책임이 무겁습니다. 선장의 말을 믿었던 학생들은 위험에 빠졌고, 정부를 믿었던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좌절에 빠졌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청와대로 가겠다는 실종자 가족들을 경찰이 가로 막은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이미 만나고도 오죽하면 가족들이 또 다시 청와대로 가려했겠습니까. 청와대에 가는 것이 구조에 도움이 되건 안되건 경찰이 청와대를 가겠다는 가족들을 진도에서부터 공권력을 동원해서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 도대체 정부와 총리는 이 사태의 엄중함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됩니다. 비난과 항의를 다 받아내고 절박한 심정인 가족들과 진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그저 한 두 사람의 책임으로만 몰아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어른 모두가, 나라 전체가 책임질 일입니다. 선장의 책임이 막중하고 다른 안전관리도 소홀했던 것으로 보이며 배의 구조나 안전장치에도 결함이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방치한 정부의 관리 책임이 큽니다. 해상안전에 대한 정부의 사전관리 실패는 물론 사후 대응에 있어서 과연 기본이라도 지킨 것인지 의문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재난관리시스템을 스스로 약화시켜온 것은 아닌지도 철저하게 짚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 사후 대응에 책임질 사람들은 빠짐없이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불과 두 달 전에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재난 사고는 결국 생명과 안전보다는 이윤과 속도를 중시하는 후진적 시스템 때문입니다. 비단 해상 안전만이 아니라 여전히 OECD 1위를 다투는 산재사망율 또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안에 대해 관대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뇌병변과 언어장애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장애등급제로 인해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송국현씨 사망사건도 우리 장애인들이 처한 위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연이은 재난사고는 대한민국이 위험투성이의 불안사회이며 각종 대형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능력도 사후에 대응할 능력도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시민 모두가 무자비한 위험 속에 불안하게 살아가는 한국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사회 각 분야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과 싸우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고 실천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참사가 일어난 지 120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우리 국민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생환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그 한마디만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부모님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천금같은 우리 아이들, 생떼같은 자식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오열하는 가족들께 그 무엇으로 위로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지켜주지 못해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사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께 죄송하고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온 국민은, 단 한 명이라도 생존자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일선에 있는 우리 구조요원 여러분들도 극한의 상황속에서 고통스럽고 힘들겠지만 마지막 한 사람의 생사가 확인되는 순간까지 더욱 힘을 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저희 정의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번 사태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금, 많은 혼란과 문제점을 보여온 정부당국의 무기력한 대응과 더불어서, 안전국가의 허상과 난맥상에 대해 허탈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은 이제 더 이상 갈팡질팡의 모습으로 피해 가족들과 국민들께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대한민국 사회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재라는 말조차 적절치 않습니다. 이것은 관재입니다. 하나부터 백까지 그 어떤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습니다. 인간 존엄성이 사라진 총체적 부실의 대한민국의 처참한 현실입니다. 고속성장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성과주의와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에 매몰돼 오늘의 안전불감증을 만든 것이 아닌지 우리 사회는 깊히 성찰해야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을 아래로부터, 기본부터 다시 견실히 세워야 할 정치권은 그 막중한 사명감 앞에 성찰하고 또 성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국가의 기본을 처음부터 다시 써나가야 합니다. 저희 정의당은 생명의 존엄성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재설계 해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 할 갈 것입니다.

 

2014년 4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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