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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복지 선배 스웨덴, '방콕' 여행하기

[프레시안 books] 박선민의 <스웨덴을 가다>

기사입력 2012-10-19 오후 5:57:28

대통령 선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대선에서 최고의 화두는 무엇일까? 예상컨대 경제 민주화와 함께 복지 국가 논쟁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질 것 같다.

지난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무상 급식'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나서 보편적 복지 국가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쏟아져 나왔고, 복지 확대에 대한 찬반 논쟁도 계속되었다. 복지 확대, 강화에 대한 가장 손쉬운 반대논리는 '예산' 문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 예산 고갈로 위기에 놓인 무상 보육을 둘러싸고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무상 보육 시행 초기부터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 바 있는데 예산 문제가 대두되자 기회를 잡은 것처럼 "무상 보육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계층에 대한 무상 보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과는 달리 무상 보육의 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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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을 가다>(박선민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후마니타스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2012년 3월 복지 정책이 확대 시행되면서 소비자의 보육비 및 급식비 부담이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로 일부 이전됨에 따라 소비자 물가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비자의 보육료 및 급식비 지출 감소분과 소비자 물가 지수의 가중치를 이용하여 제도적 요인에 의한 소비자 물가지수 변동 효과를 추산해 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월간 0.53퍼센트, 연간 0.44퍼센트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처럼 복지 제도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행복지수도 상승시킨다. 하나하나 따져 보면 복잡할 것도 없는 논리인데 이를 둘러싸고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논쟁을 먼저 경험한 이른바 '복지 국가의 모델'이라 여겨지는 나라에서 교훈과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소모적인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스웨덴은 복지 국가를 현실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가 보고 싶어하는 나라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라는데 복지 제도는 여전히 잘 시행되고 있을까? 예산 확충에 어려움은 없을까? 세금을 많이 낸다는데 그 나라 국민들은 고율의 세금에 불평불만이 없을까? 국가가 시행하는 복지 정책에 만족하고 있을까? 스웨덴을 복지 국가로 만들었던 사회민주당이 연이어 집권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수당이 집권했으니 스웨덴의 복지 정책은 이제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까?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갈 수 없다면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괜찮겠다. 정치 현장에서 정책을 만드는 당사자가 보고 온 이야기라면 더욱 현실감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보다 꼼꼼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보건복지위원회 보좌관으로 8년을 일한 진보 정당 최장수 보좌관 박선민이 스웨덴에 머물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스웨덴을 가다>(후마니타스 펴냄)는 정치 기행문의 성격이 짙다. 두 번 연속 선거에서 진 사회민주당 정책 연구소장의 이야기, 청바지 입고 온 사회민주당 4선 국회의원의 자부심, 노동자를 위한 복지 국가를 만든 노동조합(LO)의 충고, 노동자에게 함께 살자고 설득하는 경영자총연합(SAF)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세계적인 장애인 기업 삼할(SAMHALL)을 통해 본 복지 국가의 기본 정신과, 보통 사람이 의원이 되고 다시 보통 사람으로 돌아간다는 지방 의회 정치인들에게서 느낀 생활 정치에 대한 생각은 복지 국가와 진보 정치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짧은 방문이 한 권의 책이 되었을 때에 담겨진 고민은 그 어느 정치 교양서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 복지 국가가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대선 주자들이 이 책을 읽었으며 좋겠다. 스웨덴 이야기 같지만 사실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을 가다>는 복잡한 대선 정국에 머리를 식히기에도 좋다. 스웨덴을 다녀온 친한 친구가 옆에서 조곤조곤 밤새도록 들려주는 이야기 같아서 부담스럽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스웨덴을 함께 다녀온 듯 착각하게 된다. 아마도 작가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미 답을 알고 있었던 듯싶다. 결국 진정한 답은 파랑새처럼 우리 곁에 있지 않나.

노동의 가치가 복지로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기 가장 좋은 장이 열렸다. 응답하라, 2012!

/박원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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