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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째 사외이사 공석, 16회 개최 이사회 중 15번 문서로 대체
의결·보고 모두 원안 그대로 통과, 감사는 한 차례도 참여 안 해
중요 업무 의결 불구 ‘식물이사회’ 전락, 정관·규정 개정해야
1. 정의당 박원석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정책위원회 의장)이 오늘(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경영진을 견제·감독해야할 두 자리의 사외이사를 임명하지 않은 채 10개월간 이사회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올해 이사회는 단 한번만 현장에서 정식 개최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문서로 대체되어 의결·보고 안건이 모두 원안 그대로 통과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박원석 의원은 “수출입은행 이사회가 식물이사회로 전락했다”며 “사외이사제도의 취지를 반영하고, 이사회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정관과 이사회 규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수출입은행 사외이사 제도는 2010년 2월부터 시행됐다.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에 의해 기획재정부장관이 임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장은 올해 1월 31일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2인의 자리를 10개월간 채우지 않고 이사회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독해야할 최소한의 장치를 무력화 시킨 것이다. 이 사이 수은 이사회는 안건으로 올라온 의결·보고 사안 모두를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이때 통과된 안건 중에는 임원 연봉규정 개정과 보수 및 복지관련 제·개정권자를 경영위원회에서 이사회로 상향하는 건, 일상감사를 사전감사로 일원화 하는 건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은 이사회는 안건과 관계가 있는 임원인 감사를 의결과정에서 참여시키지 않았다. 정관에 따르면 감사는 이사회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3. 뿐만 아니라 올해 수출입은행 이사회는 16번 개최되었으나 현장에서 정식으로 개최된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문서로 대체됐다. 박원석 의원실 분석결과 2010년에서 2012년 동안 수출입은행은 총 54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이중 17차례가 현장에서 개최되고 나머지는 문서로 대체된 바 있다. 예년과 비교해 봐도 문서로 대체된 건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수정되어 의결·보고된 건수는 총 4건인데 모두 현장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루어졌다. 문서로 대체되는 이사회는 사실상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것이다.
4. 정관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이사회는 은행장과 전무이사 그리고 이사(상임이사·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각각의 정수를 정해 두지는 않고 있다. 이에 김용환 행장은 취임이후 상임이사는 추가로 임명하면서도 사외이사는 임명되지 하지 채 공석으로 비워둘 수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이사회 규정에서는 의결을 위한 조건으로 과반수 출석에 출석자 3분의 2찬성만을 규정해 두고 있으며 은행장의 재량에 따라 문서로도 의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에 박원석 의원은 “현행 수출입은행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는 사외이사제도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를 명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의결 및 이사회 개최 문서 대체 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을 명확히 개정해 수출입은행의 이사회가 오늘날과 같이 식물이사회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
첨부: <수출입은행 이사회 개최현황(10~13.9)>
<수출입은행 이사회 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