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진보정치 혁신모임 9월 13일 회의 모두발언
일시: 2012년 9월 13일 오전 9시
장소: 국회의원 회관 신관 935-1호
■심상정 전 공동대표
(모두)오늘 진보정치 혁신모임이 논의여하에 따라서는 마지막 회의가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번 주에 탈당을 하고 일요일 오후 2시에 전국 각 지역 책임자들이 모이는 워크샵을 통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진로를 모색할 것입니다. 오늘 진보정치 혁신모임에서 향후 새로운 진보정당의 진로와 방향에 대한 대강의 입장을 정리해서 오늘 논의가 마무리 되는대로 여러분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이 앞에 앉은 분들, 천호선·이정미 전 최고위원이 탈당을 하셨고, 오늘 유시민 대표·조준호 대표, 또 노회찬 의원·강동원의원, 제가 탈당을 합니다. 그리고 전직 최고위원, 국회의원님들도 이어서 탈당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습니다. 정치인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실패를 고백드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보를 살리기 위해서 그 실패를 받아들였습니다. 오늘 저희 둘은 정론관에서 별도로 기자회견을 통해서 탈당입장을 밝힐 예정이고요, 정론관에서 뵙기 어려운 유시민·조준호 두 전직대표님의 탈당의 변을 먼저 듣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오늘 저희가 탈당을 하면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진보정당의 대표를 맡은 분들 가운데 이정희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대표들이 탈당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착잡한 마음이지만 진보를 살리기 위해서 저희가 어려운 결단을 한 만큼, 뜻을 세우고 배를 띄우기로 한 만큼, 저희가 원래 국민께 약속했던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는 지키지 못했던 약속입니다만, 명실상부한 국민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 낼 능력을 갖춘 진보적 대중정당의 길로 힘차게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
저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로 참여했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국민승리21부터 노동자·서민을 위한 진보정당의 꿈을 함께 해 왔습니다.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진보, 그리고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꿈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진보정치가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고 우리 스스로 쇄신하지 않으면, 국민의 눈높이, 노동자, 농민, 서민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당한다는 것들을 우리는 뼈저리게 곱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제 새로운 길을 나서고자 합니다. 이제까지 몸담았던 정당에서 나와서 국민의 눈높이, 노동자, 농민, 서민의 희망이 되는, 그리고 그 고통을 안고 미래로 나아가는 정치의 길로 가고자 합니다. 그 길은 노동자, 농민, 서민, 국민들이 길을 열어주셔야만 저희들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허락하지 않으면 저희들이 갈 수 없기 때문에 통합진보당을 나와서 국민들에게 저희들의 길을 물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애정이 많았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저로 인해 시작됐던 것도 저를 더 무겁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버릴 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새 살이 돋을 때까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데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사랑해주시고, 마지막 애정을 거두지 말아주시고, 저희들에게 길을 열어주시면 저희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
오늘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어서 어제 오후에 미리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마지막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음이 참 안 좋은데요, 작년 12월에 통합진보당을 출범시켰을 때 통합 3주체가 여러 가지를 합의했지만 가장 중요한 합의사항 한 가지는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만들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우리 정치가 서민들, 일하는 사람들, 보통 시민들을 지켜주고 보호하고, 그 보통 시민들, 일하는 사람들의 단란한 삶을 좀 더 안전하고 풍요롭게 윤택하게 만드는 일에 국가권력을 쓰도록 하자, 이게 저희 통합진보당을 합의정신의 요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각 주체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각자 고칠 것을 고쳐나가자, 그렇게 약속하고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아홉 달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우리가 그런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합의를 실현해나갈 준비를 충분히 갖지 못한 가운데 통합진보당을 만들었구나,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작별인사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지난 총선에서 비례후보였습니다. 방송에 나가서, 또 거리에서 국가권력을 선을 이루는데 쓰는 그런 좋은 진보정당이 될테니 믿고 표를 주십시오, 그렇게 말씀드리고 많은 국민들께서 표를 주셨는데, 좋은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그 약속을 못 지키게 됐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함께 당을 나오는 많은 분들,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통 사람들의 단란한 삶을 지켜주는 그런 진보정치를 잃어버려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이 있기 때문에 당을 나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두 그 꿈을 가지고, 앞으로 국민 속에서 함께 해나갔으면 하는 소망을 말씀드리고, 통합진보당 안에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당의 공동대표였던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는 그런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에 남는 분들이 계시죠.
사람 하는 일이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해서 그 일을 하지만 지나고 보면 늘 그렇습니다만, 완전히 옳은 판단은 있기 어렵죠. 당을 떠나는, 당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당을 떠나는 저희들의 판단이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죠, 저희는 옳다고 생각하지만, 당에 남으시는 분들이 더 혁신하시고 더 발전하셔서 당을 떠나는 우리들의 판단이 잘못이었다, 그렇게 입증하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또 당에 남는 분들이 역사 속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모쪼록 성공하셔서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민의 이해와 사랑을 받는 그런 정당이 되시길 축원하고 당에 남으시는 분들께도 행운이 있기를 마지막으로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9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