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토익 토플 점수 및 경시대회 수상경력 공개 등 자기주도학습 전형 위반
정진후 의원실이 사립 국제중 3개교의 2011~2012년 전편입학 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및 학습계획서 중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위반한 사례가 65%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주도학습 전형 위반 비율이 절반 이상인 75%로 가장 많이 나타난 대원국제중의 경우, 토익?토플 점수를 버젓이 기록해 놓거나 영어나 수학 경시대회 수상 경력, 영재교육 수료 경력 등을 기록한 사례가 많았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2009년 외고 폐지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확산되자 그 대책으로 정부에서 입안한 것으로, 2011년부터 시행됐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해마다 교육부에서는 국제중과 특목고 중 외고 및 국제고에 ‘자기주도 학습전형 및 고등학교 입학전형 영향평가 매뉴얼’을 통한 지침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각 학교는 자기소개서 및 학습계획서 작성서류에 다음과 같은 유의사항도 굵은 박스로 표시해 놓고도 위반 시 감점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은 것이다.
※ 국제중 전편입학 전형 자료 중 자기주도학습 전형 위반 건수(2011~2012)
자기주도학습 전형 위반 사례 중에는 전편입학 전형 서류에 초등학생 때 국제중에 지원했던 경력과 부모님의 직업을 기재하는 등 본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경우도 52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지원자 중에는 국제중에 지원했다가 전편입 전형에 재응시한 학생이 49명이나 있었는데, 청심국제중의 경우 중복지원한 학생이 21명이었고 그 중에는 2학년이었던 4월, 7월, 12월과 다음해 3월까지 네 차례나 지원했다가 3학년 초에 최종합격한 학생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국제중 입시를 준비하는 것도 모자라 중학생이 돼서도 전편입학에서 수차례 도전하고 불합격의 좌절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편입에 합격한 학생의 학부모의 직업을 보면, 고소득 직업군(의사나 교수, 법조인, 사업가)이 많았다. 대원국제중의 경우, 합격생의 절반에 가까운 42%가 그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청심국제중의 경우, 2012학년도부터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중 하나의 자격요건으로 ‘지역사회 배려자’를 추가했다. ‘청심국제중학교 신입생 모집요항’에서 밝힌 지역사회 배려자란, ‘전년도 2월 28일 이전부터 부모와 함께 가평군 지역에 거주하면서 관내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타의 모범이 되는 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격요건은 다른 세 개의 국제중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이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을 악용한 사례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심국제중의 지역사회 배려자 전형은 일반유형과 달리 지원자가 매우 한정돼 있어 합격률이 100%다. 지원하는 모든 학생은 합격이 보장되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전형에 비해 손쉽게 합격한 이들 학생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속했다. 2012년 3월과 8월 두 번의 전형 각각에서 유일한 지원자로 합격한 두 명의 학생 외에, 3월과 7월 각 전형에서 지역사회 배려자 전형으로 합격한 세 명의 학생은 같은 시기 합격한 일반전형 학생들에 비해 총점 및 1차 성적점수가 낮아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한 학생의 경우, 총점이 무려 31.7점이나 차이가 났고, 대부분 50점 만점을 받는 1차 성적 역시 25점이라는 반토막 점수를 받고도 지역사회 배려자라는 이유로 성적이 높은 30명의 학생을 제치고 합격하기도 했다. 학교 측이 지역사회 배려자 전형을 만든 취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 2012학년도 청심국제중 전?편입학 전형의 점수집계 현황 중 일부
이와 같은 청심국제중의 지역사회 배려자 전형은 올해 6월 감사원의 ‘교육복지 시책 추진실태’ 감사결과에서도 위장전입이 밝혀져 문제가 된 바 있다. 감사원은 지역사회 배려자 전형으로 합격한 전편입한 6명 중 5명의 학생에 대해 모집요항 공고일과 주민등록등본 상의 전입일을 확인한 결과, 공고일 기준으로 최소 당일에서 최대 3개월 전에 전입해 위장전입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청심국제중은 전편입학 전형 과정에서 학생들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합격을 시킨 것이다. 어떤 학생들의 경우 펜션이나 전원주택 등에 거주지만 이전한 경우도 있었다.
정진후 의원은 “뒷돈 입학 의혹은 일반전형 뿐 아니라 전편입학 전형에서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전편입학 전형은 일반전형과 달리 추첨이 아니라 성적 및 면접 총점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제출서류 제일 앞 장에 유의사항을 기재하고 모집요강에 ‘그로 인한 감점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위반해도 되는 학교, 영훈중의 사배자 전형과 유사한 방법으로 제멋대로 학생을 선발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학교가 바로 국제중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입시비리의 온상 영훈중을 비롯해 이제는 모든 국제중의 존재이유에 대해 제고해 봐야 할 때다. 또한 지난 6월 국제중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원의 감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밝혀졌다. 국제중에 대한 더욱 철저한 감사와 그에 따른 처분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131011_[국감보도_정진후]국제중 전편입학 전형도 입시비리 의혹.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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