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최다 교육청, 평가에선 일등 … 뒤바뀐 시도교육청 평가
정진후 의원(정의당,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2013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와 학교폭력의 실제를 비교해본 결과, 학교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시도교육청이 오히려 평가에서는 1~3위를 다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7일 시도교육청 평가를 통해 우수교육청을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6개 영역으로 구분해 2012년 1년간의 성과를 평가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올해 신설된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노력’ 지표는 100점 만점에 15점으로, 전체 20개 지표 중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해 전체 평가결과에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할 만한 것이었다.
정진후 의원실에서 교육부가 실시한 2012년 시도별 학교폭력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실제 학생 1만명 당 시도별 학교폭력 심의건수,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 수 등 현황과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 사이에는 큰 편차가 나타났다. 시도교육청 평가는 2012년 한 해 동안의 시도교육청의 업무결과에 대해 차기년도인 2013년에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2011년 중학생의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이후 연이은 자살 사건으로 충격을 준 대구광역시교육청의 경우, 학교폭력 실제는 전국 최하위권이었지만 교육부 평가는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 16위, 가해학생 14위, 피해학생 16위 등으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은 편에 속했으나,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는 종합평가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학교폭력 지표에서도 우수 교육청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심의건수 1위, 가해학생 1위, 피해학생 2위로 학교폭력 현황은 대구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우수했으나 교육부 평가에서는 전국 7위로 중위권에 그쳤다.
※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노력’ 세부지표 중 부산-경남 점수 차이 비교
교육청 평가는 높으나 학교폭력 발생률도 높은 부산과 그 반대인 경남의 경우, 학교폭력 지표 중 세부지표 일부를 비교했을 때, 부산교육청은 은 10개의 세부지표 중 7개의 지표에서 100점 만점을 기재한데 반해 경남은 2개 지표에서 만점이었다. 각 학교에서 예방교육 개최나 연수 참여 비율 등을 취합해 교육청이 정리한 이러한 성과보고서의 결과는 학교폭력 지표 15점 만점 중 12점 배점으로 반영돼 평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정진후 의원은 “학교폭력의 실제 현황과 이번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를 비교하니 일등과 꼴찌가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엇을 위한 평가이며,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청소년 자살률이 10년 새 57%나 껑충 늘어나 그 증가율이 OECD 2위를 차지한 나라에서 궁극적인 대책 마련보다 허술한 평가로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도교육청 평가결과에 따라 많게는 특별교부금이 120억원까지(2011년기준) 차등지원되는 현실에서 학교폭력 예방 보다는 지원금 따기 위한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진후 의원은 “어떤 교육청은 학교폭력 평가지표를 각 학교별로 미리 배포해 시도교육청 평가를 대비했다는 소문도 들린다.”며 “교육부는 내실있는 평가제도를 위해 지표를 현실화하고 현장점검을 확대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문의 : 최민선 비서관 (010-2088-2375)
131003_[국감보도_정진후]학교폭력 실제와 시도교육청 평가의 엇박자.hwp
2013년 10월 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