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잠시 잠잠했던 밀양 송전탑 상황이 다시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10월 1일 어제 새벽, 한전측은 관계자와 경찰 1000여명을 동원해 공사를 긴급재개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밀양 주민들이 산으로 올라가 대치하기 시작하면서
양쪽의 대치 상황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경찰 간의 대치소식을 들은 김제남의원은 오후 3시경 바로 밀양으로 출발했습니다.
현장에 직접 나서서 공권력과 주민들 간에 혹시라도 벌어질 수 있는 충돌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녁 7시 30분쯤 부북면 도방마을에 도착한 김제남의원은 현장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공사현장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는 경찰들 앞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은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김제남의원은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을 만나
주민에게 큰 위협이나 물리적 행위를 가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후 10시, 김제남의원은 밤샘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단장면 바드리마을로 향했습니다.
경찰과 대치 중인 주민들을 만나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89번 송전탑 현장 인근의 움막 주변이 봉쇄돼 진입이 절대 허락되고 있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뒤
밀양경찰서장과 통화를 시도해 가까스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신변안전 확보가 우선이기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주민들을 한데 모으고
새벽 2시가 넘도록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 빚어질 상황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다치는 일이 없어야하기에 안전 확보를 신신당부했습니다.
부북면 평밭마을에 아침새 비가 내렸습니다.
행정대집행이 예정대로 집행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했습니다.
김제남의원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밀양시장을 직접 만나 행정대집행 중단 및
현장에 있는 밀양주민 보호 요청을 위해 밀양시청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행정대집행의 주관을 맡은 밀양시장은
노인의날 기념 게이트볼 행사 참석을 이유로 김제남의원과의 면담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이효수 밀양시 부시장과 면담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효수 부시장은 주민들과 공권력 간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중재해나가겠다고 했지만,
'밀양송전탑 문제 때문에 그동안 밀양시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치 않는 등
갈등 해결 의지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밀양시청을 나선 김제남의원은 행정대집행이 진행될 예정인
단장면 미촌리 건설4공구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공사를 막기 위해 모인 주민들, 그리고 여러 언론 앞에서 어제부터 현장을 지키며 느낀 소회를 밝히면서
주민들의 동의 없는 행정대집행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결국 오전 11시 예정된 대로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졌고
김제남의원이 주민들과 공권력간의 대치상황을 막다
작은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11시 30분, 양쪽 간의 대치가 잠시 중단된 사이
김제남의원은 보라마을 109번 철탑 현장의 지원요청 소식을 듣고 산에 올라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주민들이 만들어놓은 움막 주변을 둘러 경찰들이 잔뜩 서있는 모습입니다.
밀양 4개면에 걸친 공사현장 곳곳에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산에 올라선 주민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동안 일생을 살아온 마을에서 남은 생을 오롯이 보내기 위한 소박한 희망 하나로
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산중턱을 무작정 올라 온몸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집계된 경찰인력만해도 1000명이 넘습니다.
오늘 행정대집행 이후 정부와 한전 측은 경찰인력 3천여명을 더 투입해 움막과 농성현장을 해체하고
공사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다수의 공권력으로 소수의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야합니다.
폭염이 몰아친 여름이 지나간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내년 여름의 전력난을 예고하면서
송전탑 건설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회피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작정 공사를 강행하기 이전에 신고리 3호기의 안정성을 검토하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다시한번 고려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