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이정미 대변인, 충북 청주 퇴직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자살 관련

[논평] 이정미 대변인, 충북 청주 퇴직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자살 관련

 

충북 청주의 한 퇴직 초등학교 과학실무원이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먼저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실무원은 학교 비정규직으로서 직종통폐합으로 인해 4개 직종에 걸친 교육실무 역을 수행하다, 업무 부담 과중에 의한 스트레스로 지병인 당뇨가 악화되었다고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퇴직 신청을 했지만, 무급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청와대와 학교측은 ‘불가’라는 차가운 대답만을 보냈다. 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는 결국 모든 희망의 끈을 놓아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만약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았다면 과연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을까. 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만약 직종통폐합에 의한 과중한 업무부담을 짊어지지 않았더라면 지병이 악화됐을까. 지금 우리는 고인 앞에서 이런 허망한 가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의 책임은 학교와 교육당국 측에 있다. 당장의 삶과 앞으로의 삶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는 처우와 앞날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모든 불합리를 감수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없다면 이와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학교 뿐만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문제에 대해 의지를 갖고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실에 절망한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2013년 8월 22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