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박원석 위원장, 김용판 전 청장 청문회 거짓증언 관련

[논평] 박원석 위원장, 김용판 전 청장 국정원 청문회 거짓증언 관련

 

어제 열린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는 가림막 뒤에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외압과 모욕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앞에서 홀로 진실을 말하려는 양심의 목소리가 분명히 드러나는 자리였다. 

 

청문회에 출석해 국정원 댓글 정치개입 수사 책임자였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사건 축소를 지시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수사 당시 전화통화에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증인선서마저 거부한 김용판 전 청장이 지난주 청문회에서 권은희 수사과장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는 증언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권은희 수사과장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검색 키워드를 축소해 분석한 것과, 이를 토대로 일선 수사팀을 배제한 채 일요일 밤 11시에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중간수사 결과 발표한 것 자체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이 있었음은 분명하다"고 증언했다. 권은희 과장의 말대로 당시 수사는 "신속한 수사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신속한 발표를 위한" 수사였다.  

 

수사의 축소.은폐, 증거인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당시 서울경찰청 사이버분석관 등 증인으로 출석한 다른 경찰관들이 진실을 호도하려 했으나, 어제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권은희 수사과장이 홀로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진실을 말한 권은희 수사과장에 대해 '광주 경찰', '문재인 지지자' 운운한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김태흠 의원은 자신들이 정치권에서 퇴출돼야 할 구시대 정치인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청문회 사상 전례 없이 가림막 뒤에서 증언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의 핵심 범죄혐의자들은 자신들의 얼굴 뿐만 아니라 진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입을 닫았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은 정치개입 댓글 게재와 국정원의 조직적 불법행위 의혹과 관련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답변이 곤란하다", "재정신청 중이므로 답변할 수 없다"고 되뇌었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의 손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준비된 예상답변자료가 쥐어져 있었음이 언론을 통해 포착되기도 했다.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캠프 선대위 권영세 당시 종합상황실장과의 검은 커넥션이 의심되고 있는 박원동 전 국정원 국장은 가림막 뒤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한 모습이었다. 권영세와 자주 통화하지만 해당 시기 통화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하는 등 불리한 질문마다 모르쇠로 일관했다. 따라서 박원동 전 국장의 기억력을 되살려 줄 사람은 수사축소 발표 범죄행위를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의심되는 권영세 주중대사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밖에 없다. 이것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김무성.권영세 두 사람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이유다. 

 

21일 열리는 마지막 청문회와 23일 국정조사 종료 시점까지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을 방해할 경우 국민적인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3년 8월 20일

정의당 국가정보원 개혁 특별위원회 위원장 박 원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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