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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책논평/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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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자사고 대책(8.13)의 의미와 한계

 

-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의 실패 인정

- 일부 자사고 적용 제외와 특목고 대책이 빠진 점은 근본적 한계

 

 

8월 13일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제목은 일반고이지만 주 대상은 이명박 시절의 고교다양화 정책의 산물인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에 집중되었다. 핵심 내용은 2015년 입학생부터 자사고는 성적에 따른 지원 제한을 폐지하고 선발방식을 추첨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였다. 사실상 자사고에 대한 전면적 궤도수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그 방향만큼은 일단 맞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이명박 집권 기간 전국의 자사고 설립 열풍으로 그나마 근근이 유지된 고교평준화 정책이 결정적으로 무력화되었기 때문이다.

 

표) 고등학교 분류(교육부 발표 자료) 

 

구분

일반고

자율고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종합고

자율형

공립고

자율형

사립고

학교수

(교)

2,318

1,524

1,389

135

116

49

135

494

%

65.7

59.9

5.8

5.0

2.1

5.8

21.3

학생수

(명)

1,888,484

1,350,486

99,913

49,599

65,913

322,573

%

71.5

5.3

2.6

3.5

17.1

 

 

그러나 이번 조치가 전향적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한계 또한 뚜렷하다.

 

먼저 이번 조치에서 일부 자사고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점과 특목고에 대한 조치가 빠졌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이유로 하늘고, 용인외고, 북일고, 김천고, 은성고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고 구(舊) 자립형사립고란 이유로 하나고, 현대청운고, 민사고, 상산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를 예외적으로 현재의 제도를 인정해주었다. 이는 정부 정책을 믿고 자사고로 전환한 다른 학교의 격렬한 반발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또한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등 사실상의 대학입시기관인 특목고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여자사고의 대체수단으로 이들 학교의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조속히 특목고에 대한 비슷한 수준의 후속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교육부 발표는 전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다음으로 자사고는 일반고등학교에 비해 등록금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벅찬 학교이다. 지원 자격을 없애고 추첨으로 뽑는다고 하지만 비싼 수업료라는 진입장벽을 어떻게 해결할 지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공약했으며 단계적으로 이를 집권기간 동안 달성할 것을 약속하였다. 마땅히 이번 조치와 연계된 자사고의 등록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할 것이다. 단지 입학할 수 있는 범주를 늘렸다고 해서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한 교육이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신뢰상실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변하는 제도 탓에 피해를 보는것은 국민 모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국회 논의를 기피하고 시행령 개정만으로 교육제도를 수시로 뒤바꿨던 교육 관료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 이번 조치가 보다 연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대의기관인 국회를 거쳐 법률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고교 체계에 대한 전면적손질이 법적으로 필요하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만으로 설립되어 사회적으로 큰 오점을 남긴 영훈국제중학교 파문이 주는 시사점이다.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교육제도를 관료들의 손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입시의 근본적 개선만이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대학입시가 학생들의 성적 줄 세우기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한 어떠한 정책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디 이번 대책이 미봉책에 그치지 않고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보다 핵심사안인 대학입시 제도 개선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2013. 8. 14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 원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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