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노회찬 공동대표, 정책네트워크「내일」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

[보도자료] 노회찬 공동대표, 정책네트워크「내일」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

 

일시: 2013년 6월 19일 오후 2시

장소: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노회찬입니다. 정책네트워크「내일」의 출범을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매우 뜻 깊은 심포지엄이 열리게 된 것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음식을 앞두고 긴 얘기를 삼가야되는 것처럼, 오늘도 주인공은 아무래도 발표되는 내용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짧게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안철수 의원께서 트위터에 올린 저와 비슷한 생각을 본 기억이 납니다. 요즘 아침 신문을 보다보면 정치면에서 노벨문학상을 겨냥한 게 아닌가 싶은 기사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문학적 상상력으로 쓰여진 글들도 가끔 보게 되는데, 저는 원래 문학 애호가로서 문학을 즐기는 편입니다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은 먼저 정치권에서 논의를 제공하지 않았나는 반성도 해봅니다.

 

사실 지난 해 대통령 선거 때만 하더라도 선거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누가 후보가 될지를 모르는 그런 상황도 있었습니다. 정치 불확실성, 전망이 보이지 않는 오리무중의 정치상황, 이것은 결국 국민들에게는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느껴지게 되고 그만큼 우리 사회의 여러 방면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바로 그런 점에서 오늘 출범하는 정책네트워크「내일」이 개최하는 이 심포지엄이 굉장히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길을 떠날 때 정치적 좌표를 분명히 하고 떠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출발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도착한 뒤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히는 것 또한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정당이란 정책이념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획득을 위해 모인 결사체라고 설명이 돼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의 그간 정치를 보면 정책이념이 같은 사람이 모였다기보다는 다른 정치적, 동일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모인 사람들의 결집체라는 성격이 더 우선적이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해 봅니다.

 

그리고 서로 격렬하게 다투는 정치세력간에도 과연 그 차이가 무엇인지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는 애매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함흥냉면을 파는 집에서 평양냉면을 팔수는 있는데, 냉면집에서 라면을 같이 팔고 있다면 그 음식점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을 것입니다. 정당들이 서로 비슷비슷하다보니 정당들의 경쟁은 국민을 위한 정책경쟁으로 보이기보다는 정치인들의 자리다툼으로밖에 비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처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기대하는 경우가 오히려 적습니다. 이런 상황을 탈피하는 것이 오늘 시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네트워크「내일」이 그 어떤 내용이든 분명한 좌표로서 세력화를 도모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한국 정치 전반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그런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성격이 각각 분명할 때, 서로 연대도 가능한 것이고 협력도 가능한 것이고, 공조도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각각의 색깔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정당들이,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는 그런 물꼬를 정책네트워크「내일」이 터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발제를 맡은 최장집 교수님, 장하성 교수님, 김연명 교수님, 모두 평소에 제가 대단히 존경하는 분들이고, 또 사실은 개인교습도 자주 받았던 그런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바다가 강물을 가리지 않듯이, 선생이 학생을 가리지 않기를 저는 계속 당부드리고요. 앞으로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하천이 하상계수가 매우 높습니다. 다른 나라의 200배, 300배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갈수기와 홍수기의 수량이 너무 다릅니다. 정당이 정책을 지향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선거 때만, 혹은 신장개업을 앞두고 있을 때만 정책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일상적으로 국민들에게 질 좋은 그런 정책들을 늘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첫 케이스가 바로 정책네트워크「내일」에서 시작되길 간절히 바라고 또 그렇게 되리라 굳게 믿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6월 19일

진보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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