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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세연.송호창 의원, 김형준.최태욱 교수 정치개혁특위 토론회 토론문

 

 

<토론문> - ① 한국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전면 도입과 정치개혁 관련

국회의원 김세연 (새누리당, 부산 금정)

 

■ 주요 쟁점

□ 실현가능성이 낮은 제도 설계

? 우선 심상정案은 국회의원정수를 350명으로 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의석의 비율을 1:1(175석:175석)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임.

? 우선 국회의원정수를 현재보다 늘리자는데 대해서 사회의 다변화와 인구수 증가 그리고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자료나 학계의 주장 등을 살펴보면 일면 타당해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일반국민들뿐 아니라 정치권 내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

? 지난 대선에서 ‘새 정치’를 표방한 어느 무소속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200명으로 줄이자는 주장을 펼쳐 국민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고, 야권 후보께서는 그를 만나 정수조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고 여당후보도 이를 제안하는 등 앞 다투어 정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치권에서 논의를 진전시키다가 이제 와서 돌연 정수를 늘리는 문제를 다루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임.

 

국회

제헌

제2대

제3대

제4대

제5대

제6대

제7대

제8대

제9대

의석수

200

210

203

233

233

175

175

204

219

국회

제10대

제11대

제12대

제13대

제14대

제15대

제16대

제17대

제18대

의석수

231

276

276

299

299

299

273

299

299

<국회의원 정수 30% 감축을 위한 자유선진당 입법공청회> 자료집(2009)

 

? 또한, 심상정案대로라면 비례대표 의석이 121석 늘어나는 반면 지역구 의석 71석이 감소됨.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음. 매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논의결과에 따라 이해당사자간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갈등이 벌어지고 상당기간이 지나도 그 진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좀더 엄밀한 후속 대책 없이 추진하기에 상당한 애로가 있을 것임.

 

□ 간접선거나 다름없는 비례대표 선거, 명부작성의 투명성 확보가 최대 관건

? 문제는 비례대표 선거 자체에 있음. 유권자가 후보 개개인에게 직접 표를 던지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비례대표 선거의 경우 유권자는 정당에만 투표하고 의석은 그 정당이 정한 사람들에게 돌아감. 오히려 ‘직접선거를 통하지만 간접선출 투표’가 행해지는 셈.

? 만일 정당이 비례대표명부를 엉망으로 정해놓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여파는 자명함. 이는 선거제도의 정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깨끗한 경선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당내 민주화를 비롯해 공천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더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음.

? 지난 총선시기 유시민 前대표가 ‘하향식 공천은 헌법 위반’이라고까지 천명하였으나 당시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가장 큰 잡음을 일으켰음. 주류계파가 비례대표 앞 순번을 독식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더 나아가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실이 밝혀져 결국 통합진보당?진보정의당과 분당사태를 촉발하기에 이르렀음.

? 그리고 여권에서도 18대?19대 총선때 공천헌금사건이 벌어진 것도 바로 비례대표 부문이었음. 과연 비례대표제 확대가 ‘전문가, 소수자 국회 진출’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만을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현재 정치풍토를 감안하면 지나친 낙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음.

 

□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의원 사이의 불균형 문제

 

<제19대 총선결과>

 

정 당

지역구(후보)

비례대표(정당)

의석수 종합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새누리당

51.6%

127석

42.8%

25석

152석(50.7%)

민주통합당

43%

106석

36.5%

21석

127석(42.3%)

통합진보당

2.8%

7석

10.3%

6석

13석(4.3%)

자유선진당

1.2%

3석

3.2%

2석

5석(1.7%)

무소속

1.2%

3석

-

-

3석(1%)

군소정당 합계

0.2%

-

7.2%

-

-

합계

100%

246석

100%

54석

300석(100%)

 

? 압도적 지지를 얻은 정당은 오히려 지역명망가만 국회에 진출시키고 비교적 낮은 지지를 얻은 정당은 비례대표 전문가를 대폭 진출시키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함.

<심상정案을 적용해 도출한 제19대 총선결과>

 

정 당

지역구(후보)

비례대표(정당)

의석수 종합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새누리당

51.6%

91석

42.8% (46.1%)

69석

160석(45.7%)

민주통합당

43%

75석

36.5% (39.3%)

62석

137석(39.2%)

통합진보당

2.8%

5석

10.3% (11.1%)

34석

39석(11.1%)

자유선진당

1.2%

2석

3.2% (3.4%)

10석

12석(3.4%)

무소속

1.2%

2석

-

-

2석(0.6%)

군소정당 합계

0.2%

-

7.2% (0%)

-

-

총합계

100%

175석

100%

175석

350석(100%)

※ 봉쇄조항 : 2% 이상 득표 or 3석 이상 확보

정당 득표율란의 괄호안의 백분율은 봉쇄조항 적용 후 보정율

 

 

? 제19대 총선결과를 심상정안에 적용해 재산출한 결과는 위의 표와 같음. 예를 들어 봉쇄조항 적용후 보정한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이 26.2% 이하로 떨어진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받을 수 없음.

※ 0.262 × 348 = 91.176 → 새누리당 전체 의석 91석 → 지역구 91, 비례 0

? 물론 이는 매우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실제 일어날 수도 있는 시나리오임. 또한 26.2% 이하의 특정 지점에서 새누리당에 배정된 의석수를 초과하는 지역구 당선의석은 추가의석으로 인정되어 전체 350+@ 의석을 늘어나게 만들 수도 있음. 이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경제적에 대해서도 재삼 고민할 필요가 있음.

? 한편, 심상정案이 독일식 제도를 토대로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별 비례명부를 작성시 독일식과 같은 ‘권역별’로 작성하지 않고 현행과 같은 전국단일명부로 작성토록 하고 있음.

? 이는 제도변화를 통해 의석수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꾀하면서도, 지역 권역별 인재풀의 부족이나 정당지도부의 공천권 및 장악력 강화를 목적으로 현행 제도를 고수하려 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움.

 

 

■ 참고사항

□ 선거제도 유형과 분포

 

선거제도 유형

선거제도

국가수

비율

다수결 선거제도

(47.1%)

단순다수 소선거구제(FPTP)

47

24.3%

결선투표제(TRS)

22

11.4%

선호투표제(AV)

3

1.6%

블록투표제(BV)

19

9.8%

혼합형 선거제도

(15.6%)

1인 2표 병립제(PS)

21

10.9%

1인 2표 연동제(MMP)

9

4.7%

비례적 선거제도

(37.3%)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List PR)

70

36.3%

단기이양식 비례대표제(STV)

2

1.0%

합계

193

100.0%

※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결과보고서(2010.7)

※ FPTP: First-Past-The-Post, TRS: Two-Round System, AV: Alternative Vote,

BV: Block Vote, PS: Parallel System, MMP: Mixed Member Proportional,

List PR: List Proportional Representation, STV: Single Transferable Vote.

※ 한국 ; 1인 2표 병립제

 

<토론문> - ② 한국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전면 도입과 정치개혁 관련

국회의원 이인영 (민주당, 서울 구로 갑)

 

※ 현장 토론으로 대체합니다

 

 

<토론문> - ③한국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전면 도입과 정치개혁 관련

국회의원 송호창 (무소속, 경기 의왕?과천)

 

1. 발제문의 시사점과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 차원 더 성숙시키기 위해서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또한 정치기득권의 타파와 다당제 출현을 위한 기반조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우리 정치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1) 사표문제가 있으며, 2) 지역적 기반이 강한 정당이 과다대표되는 점, 3) 강력한 지역구도 아래 선택권이 제한되는 점, 4) 공천문제에 따른 의원들의 자율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 아래 선거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2. 한국정치의 특수성과 비례대표제 확대를 위한 선결문제

 

가. 대통령제와 비례대표제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1) 여대야소일 경우 대통령의 독재 우려 2) 여소야대일 경우 대통령과 다수당의 극한 대립 우려이다. 국회의원의 자율성이 낮으면 문제점이 극대화 되므로, 비례대표제가 과연 국회의원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나. 한국정당정치의 문제점

우리나라 정당정치는 공천제도에 있어 밀실공천 문제가 있다. 공천문제는 지역구도 존재하나 비례대표는 더욱 심각하다. 또한 공천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계파정치, 보스정치의 토대가 된다. 결국 공천절차의 투명성과 민주성이 보장되지 않아 국회의원의 자율성 낮다.

 

다. 비례대표 확대를 위한 선결문제들

현재 비례대표의 의정활동에 대해 얼마나 국민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가.

비례대표들은 지역구 의원에 비해 자율성이 높은가.

비례대표 공천을 위한 기준과 절차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비례대표의 확대가 정당정치의 강화 목적과 달리 정당관료화 및 정치권 진입의 장벽이 되지는 않는가

비례대표는 과연 특정집단에 집중된 사회적, 정치적 대표성을 다양한 사회 집단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가.

 

3. 개별 주요 논점에 관하여

 

가. 비례대표 확대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1:1 / 175:175)

득표와 의석 사이에 비례성, 지역주의 완화를 들며 비례대표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나 이전에 위의 선결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주의 완화에 대한 기대효과도 있으나 여러 연구결과나 총선결과 비례대표 확대시 지역주의가 심화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나. 총 의석 결정방식과 추가의석 허용

진보정의당 개정안은 전적으로 정당투표(2투표) 득표수로 정당의 전체 의석수 결정하고 초과의석 보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과의석은 제1투표와 제2투표 사이에 평등선거원칙 위반이 문제되며, 독일의 경우 권역별 명부제를 시행한 대부분의 총선에서 초과의석이 발생한 점 등을 감안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다. 저지조항(지역구 3인 이상 or 득표율 2% 이상)

평등선거의 원칙(정당의 기회균등권, 투표가치의 평등)과 필요성(군소정당의 난립 방지)의 사이에서 균형점 찾아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3%, 5명 규정의 공과도 고려해야 한다.

 

라. 이중입후보 금지(지역후보와 비례대표후보, 석패율제)

이 제도가 큰 정당 다선 의원들의 안정적 재선 통로가 되어 비례대표제 취지가 무력화 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신진 정치인의 도입과 당내 민주적 경쟁 활력, 전문적이고 유능한 정치인의 정치적 사장 예방을 위해 이중입후보를 찬성하는 견해도 있다. 일본과 독일 등의 해외사례도 참고해야 한다.

 

마. 전국단일명부제

전국단일명부제는 사회적 다양성이 의회정치에 반영되고 대표되는 장점이 있으나 유권자와 후보자 관계가 멀어지는 단점이 있다. 한편 권역별명부제는 구획 기준, 의석배분 기준이 모호하고 부정적 득표 영향이 커져 지역주의 완화 효과가 의문이다.

 

 

 

4. 결론

 

비례대표제의 확대는 당내 민주주의 등 선결문제 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 비례대표제의 성급한 확대는 정치기득권인 ‘갑’의 강화로 귀결될 수 있으며 이는 양당제 기득권을 공고하게 할 수 있다.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기득권으로의 힘의 집중을 막고, 정치적 다원주의를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토론문> - ④ 진보정의당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고찰

김형준 교수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정치학)

 

선거제도는 정치 게임의 주요 기본 규칙으로 민주정치의 핵심인 대의 과정의 본질을 규정한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제도가 어떻게 짜여 있느냐에 따라 대의 민주정치가 활성화 될 수 있고, 반대로 퇴보할 수 있다. 선거제도가 왜곡되어 소수 득표를 한 정당이 자신의 득표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경우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시키지 못해 대표성(representation)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제도는 각 나라의 정치체제와 관계없이 크게 ‘선거구 크기’(electoral magnitude), ‘당선자 결정 방식’(electoral formula), ‘투표 구조’(ballot structure)라는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구별된다. ‘선거구 크기’는 선거구당 의원 정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한 선거구에서 몇 명의 의원을 뽑느냐를 의미한다. 보통 소선구제, 중선거구제, 대선거구제로 분류된다. ‘당선자 결정 방식’은 의석 배분율이리고도 불리는데 후보자 또는 정당이 획득한 득표수를 토대로 당선자를 결정하여 의석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크게 '다수대표제'(Majoritarian system)와 '비례대표제'(Representation system)로 구별된다. ‘투표구조’는 유권자가 투표할 때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선호의 순서를 밝혀 투표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단기비이양식'(Single Non- Transferable Vote)과 단기이양식(Single Transferable Vote)으로 구분된다.

 

대한민국은 선거제도의 실험실이라고 할 정도로 1948년 제헌국회부터 다양한 선거제도가 도입되었다. 특히, 1988년 제13대 국회부터 단수다수제를 바탕으로 지역구에서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와 전국을 단위로 하는 비례대표 제도를 혼용하고 있다. 투표구조는 선호 투표제가 금지되어 있는 ‘단기비양식’ 제도를 줄곧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선거제도는 집권당을 포함한 거대 정당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 정당들은 득표를 훨씬 상회하는 보너스 의석을 차지했다. <표1>에서 보듯이,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거대 정당들은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표1> 2012년 19대 총선 결과

 

정당

득표율(A)

의석율(B)

보너스율

(B/A)

새누리당

42.8

50.7

1.18

민주통합당

36.5

42.3

1.16

통합진보당

10.3

4.3

0.42

자유선진당

3.2

1.7

0.51

 

정당에 대한 득표율이 해당 정당의 의석 점유율에 미치지 못하는 선거 왜곡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보정의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의원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 다음과 같다.

 

(1) 의원 정수에 대한 견해

 

만약 비례대표제를 유지한다면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을 2:1(200석:100석)로 하거나 또는 1:1(150석 대 150석)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ECD 회원국들의 인구 대비 의원정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사회적 대표성이 과소대표 되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원 정수에 대한 국민 정서와 정치 현실적인 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심상정 의원이 제안한 법안에는 추가 의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의석수만큼 의원정수가 증가되도록 (안 제21조제1항)되어 있기 때문에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해도 총선 결과에 실제 총의석수는 크게 늘어 날 수 있다. (독일은 연방하원 656석 중 지역구 대 비례구는 1 대 1, 일본 중위원은 총 480석 중 지역구 300명 대 비례구 180명)

 

(2) 의석 배분 방식에 대한 견해

 

비례대표 의석은 크게 배분 단위와 배분 방식에 따라 크게 4유형으로 구분된다(<표2> 참조). 심상정 의원안은 각 정당의 총 의석은 정당투표인 제2투표의 득표수에 비례해 결정하고 전국 단일 명부제를 채택하고 있다. 심 의원은 “한국의 경우 연방제가 아니고, 독일처럼 주의 대표체제에 기초한 연방 상원을 갖지 않기 때문에 전국 단위 의석배분 방식과 전국단일 비례명부를 채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사회적 다양성이 의회정치에 반영되고 대표되기 위해서는 권역별명부 보다 전국단일명부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다양한 정치세력의 진출에 용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망국적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중앙집권적 정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권역별 명부제가 바람직하다. 독일은 16개 권역, 일본은 11개 권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표2> 비례대표 선거제도 유형

 

 

배분 단위

전국 단일 명부

권역별 명부

배분 방식

병용(倂用)제

심상정 의원안

독일식 제도

병립(竝立)제

현행 한국 제도

일본식 제도

 

(3) 봉쇄 조항에 대한 견해

 

심상정 의원안은 “지역구에서 3인 이상 당선되거나 전국 유효 득표율이 2% 이상인 정당에게 의석배분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정치 세력에게 공정한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당체계의 극심한 분절화로 인한 정치 불안정을 막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 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하였거나 지역구국회의원총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에게 배분하는 기존 봉쇄조항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이중 입후보제와 석패율 제도 도입에 대한 견해

 

전국단위 명부제가 채택될 경우에는 ‘석패율 제도’는 본질적으로 존립할 수 없다. 특히, 석패율 제도는 비례 대표 명부의 동일 순위에 다수 후보 등록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다만 권역별 정당 명부제가 채택되면 독일과 같이 ‘이중 입후보제’는 검토해 볼 수 있다. 특정 정당이 가장 취약한 지역에 당의 상징 인물을 공천해서 의미있는 경쟁을 유도하고 이들을 비례대표에서 구제하는 것은 이중 혜택도 아니고 선거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의원 정수를 포함해 선거제도 개혁 문제를 이해 당사자인 정치인들에게 맡겼던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었다. 결과는 개혁의 시늉만 있었을 뿐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치 개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정치인들은 선거제도가 어떻게 짜여 지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정치 생명이 지속될 수 있고, 단절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할 수 없다. 더구나 집권당을 포함한 거대 정당들은 슈퍼 갑이고 소수 정당들은 을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공정하고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혁신적인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학자, 전문가,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초당파적 선거제도 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켜야 한다. 이 위원회에서 각종 선거제도의 정치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최상의 합의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정치개혁위원회 구성시 이해 당사자인 정치인들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각 정당은 의석수에 상관없이 한명만 참석하고 과반수 이상은 외부 전문가로 채워진다. 그리고 이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그대로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반듯한 한국형 선거제도를 만들려면 스웨덴의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오직 보다 완벽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토론문> - ⑤ “이제 제2의 민주화운동이 필요하다”

최태욱 교수 (한림국제대학원대 국제학과)

 

 

□ 심상정 의원의 문제 제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o “올바른 선거제도는 사회 구성원의 표심을 정확히 의회 의석에 반영하는 것”인데 지역주의와 결합한 소선거구 일위대표제 중심의 현 선거제도는 (선거)정치를 지역과 인물 자산이 풍부한 거대 양당 중심으로 펼쳐지도록 견인하는 것으로서 그 불비례성이 지나치다.

 

-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그 수혜 정당이었으나, 그 규모가 호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삼고 있는 새누리당이 누려온 제도적 혜택은 특히 막대한 것이었다. 지역기반이 취약한 신생 개혁정당들이나 진보정당들의 제도적 불리함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는 정도였다. 2004년 이후 비례대표제가 병립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지역기반 거대정당의 과다대표 현상을 치유하기에는 그 비중이 너무 약소(18%)한 것이었다.

 

- 이러한 선거제도 하에서 대다수 의원들의 경우 자신들의 재선 가능성은 자기 지역구를 잘 관리하는 것으로서 충분히 높게 유지할 수 있으므로 굳이 (아무리 그것이 시대적 요청이라 한들)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 건설 등과 같은 전국적인 개혁 이슈에 헌신할 필요는 없다. 결국 이 선거제도는 지역기반 거대정당들의 이념 혹은 정책 정당화를 방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선거제도가 유지되는 한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 지역기반 정당의 한계를 과감히 벗어나 시대의 변화와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개혁 정당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

 

- 지역과 인물 자산이 없거나 부족한 진보정당들이 유력정당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당연히 낮다.

 

o 결국 이 선거제도는 한국을 실질적으로 (이념이나 정책 기조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거대정당 둘이 주도하는 기형적 양당제 국가로 고착시켰는바, 거기에 형성된 정치시장에선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이 만연할 수밖에 없었다.

 

- 극심한 양극화 사회가 웅변하고 있듯, 노동이나 중소상공인들과 같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정책(상품)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다. 지역기반 거대 정당들은 그러한 정책을 생산하고 공급할 유인이나 의지가 별로 없었고, 이념이나 정책 정당들은 그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무시된 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요구만이 아니었다. 후기산업화 시대의 다양한 요구들이 다양한 영역과 계층에서 급증해왔지만 지역기반 양당제 정치로는 도저히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 사회적 균열을 정치적 균열로 전환함으로써 사회갈등을 제도 정치권 안에서 정당들 간의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도록 하는 (정당체계의 정치적 대표성 확보를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 수많은 시민들이 이 무능한 양대 진영정치를 혐오하기 시작했고, 중도파 혹은 무당파 유권자들이 늘어갔다. ‘안철수 현상’은 그 정점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 사실 제3세력, 또는 제3당이나 제4당을 연호하는 현상은 양당제 단방 국가에선 흔히 목격되는 일이다. 뉴질랜드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제3당(들)이 20%대의 득표율을 유지해오다 결국 1990년대 중반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개혁함으로써 다당제 국가로 전환되었고, 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 제3당인 자유민주당(the Liberal Democrats)은 최근 선거인 2010년 총선에서 23%를 득표하여 향후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로의 개혁 가능성을 크게 높여 놓았다.

 

□ 심상정 의원이 제시한 해법에 찬성한다.

 

o 현존하는 최상의 선거제도라고 평가받는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에 찬성한다.

 

- 각 정당의 총 의석은 정당투표인 제2투표의 득표수에 비례해 결정하므로 비례성 완전 보장할 수 있다.

 

-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 1:1로 함으로써 지역대표성도 충분히 보장된다.

 

- 추가의석 허용은 불가피하다. 발제문이 지적한대로 이로 인해 비례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o 정당별 비례명부 제출은 전국단일명부로 작성하자는 데에 적극 찬성한다.

 

- 권역별로 할 경우 지역주의 문제, 따라서 지역 기반 정당들의 기득권 문제는 여전할 수 있다. (부산-울산-경남권과 대구-경북권에서는 영남 프리미엄, 광주-전남-전북-제주권에서는 호남 프리미엄 등)

 

- 권역이 충분히 크지 않을 경우 비례성도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 참고로, 총 180석의 비례대표의석을 11개 권역에 분배하여 권역 당 평균 16명 정도를 선출하는 일본의 경우 소정당이나 신생정당들의 과소대표, 거대 기득권 정당들의 과대대표 문제, 즉 불비례성 문제가 심각하다. 예를 들어, 권역별 평균 득표율이 5%인 정당은 전국구 비례대표제에서라면 180명의 5%인 9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확보할 수 있으나, 권역별 비례대표제에서는 단 한명의 비례대표도 갖지 못할 수 있다. 16명의 5%는 0.8명이기 때문이다.

 

o 지역구 3인 이상 당선 혹은 전국유효득표율이 2% 이상인 정당에 한하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자는 안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5%는 높은 문턱이다.

 

o 이중입후보(지역후보와 비례대표후보, 석패율제) 금지에도 찬성한다.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 및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이다.

 

o 국회의원 정수 350명(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각 175석) 안이란 결국 지역구 71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121석을 늘려 총 의원정수를 50석 증대하자는 것인데, 지역구 감축은 현재 및 미래의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그리고 의원정수 증대는 국민으로부터의 상당한 저항과 반발에 직면할 제안이다.

 

- 사실 국제 비교 수준에서 한국의 의원총수가 상당히 적다는 점과 정수가 늘더라도 비용은 현 수준에서 동결될 수 있다는 등의 논리로 국민은 오히려 설득할 수 있다.

 

- 문제는 오히려 지역구 축소에 대한 거대 정당 소속 정치인들의 저항이다. 이들이 반대하는 한 비례대표제 개혁은 불가능하다. 정치인들의 반대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비례대표제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개혁 여론을 동원하는 것 외에는 없다.

 

- 결국 국민으로부터의 개혁 압력을 어떻게 충분히 증폭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 ‘제2의 민주화 운동’으로 발전해가길 바란다.

 

o 87년 체제는 정치적 대표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이제 ‘새로운 민주주의체제’로 대체돼야한다.

 

- 사회경제적 강자의 과다대표와 약자의 과소대표 문제,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 동등하고 효과적인 정치참여가 이루지지지 않는 문제, 민의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 ‘포용의 정치’가 아니라 ‘배제의 정치’가 반복되는 문제, 시대적 변화와 요청에 둔감한 문제 등이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

- 87년 체제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그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민주주의체제’를 수립하는 길은 비례대표제의 획기적 강화로부터 시작된다. 비례대표제가 강화되면 지역과 인물이 아닌 이념과 정책 중심의 ‘다당제 구조화’가 이루어지며, 한국 민주주의체제의 정치적 대표성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다. 아직도 그 실체가 불분명한 ‘새정치’의 핵심은 비례대표제의 획기적 강화여야 한다.

 

o 비례대표제의 획기적 강화와 새로운 민주주의체제의 수립은 오직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개혁 여론의 동원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 국민에게 왜 지금의 선거제도가 문제인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대안의 채택 효과, 즉 개혁효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 지 등의 정책정보(policy information)를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 그럴 때 개혁여론이 생성된다.

 

- 그리고 명망 있는 개혁정치가들은 그 개혁여론을 등에 업고 개혁 과정 내내 개혁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 이 정책정보의 확산 및 구심점 형성 과정에서 심상정 의원과 같은 개혁정치가들은 학자와 전문가, 언론과 시민단체들과의 협업을 중시해야한다. 이는 특히 정책정보의 수집 및 해석 그리고 확산을 위해 꼭 필요하다. 또한 진보정당들은 물론 비례대표제의 획기적 강화에 찬성하는 민주당이나 안철수세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정치가들과도 협업해야 한다. 말하자면 초당적 ‘선거제도개혁연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개혁여론을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

 

- 심상정 의원이 대표 발의하는 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새로운 민주주의체제 수립을 위한 ‘제2의 민주화운동’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

 

2013년 6월 12일

진보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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