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몰아서 일하기 왜 안되냐" 묻는 이재명, 윤석열식 ‘주 69시간 근무제’와 뭐가 다른가?
오늘(3일) 진행된 민주당의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예외 적용’ 토론회는 역시나 면피용 자리였다.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참석한 노동계 쪽에 "몰아서 일하기 왜 안 되냐"고 물었다. ‘69시간 근무제’를 말한 윤석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고소득 전문 연구자(연봉 1억 5천만원 이상)만’ 대상으로, ‘본인 동의’를 받아서, ‘추가수당’도 지급하고, ‘총 노동시간은 늘리지 않고’ 등의 단서를 달았지만, 결국 회사가 요구하는 만큼 특정 시간 몰아서 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노동계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선택적근로제, 탄력근로제, 재량근로제 등 이미 관련 제도가 있다. 그러니 이 대표가 던져야 할 질문은 현행제도를 놔두고 “왜 반도체 기업에만, 아니 삼성에만 노동자를 혹사해도 되도록 특혜를 주어야 하냐”가 되어야 한다.
이 대표는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국민적 공감’이 중요하고, 세상에 노동자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자와 국민을 갈라치는 문법을 사용했다. 이 대표의 머리 속에 있는 국민이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반도체산업에서 주 52시간이 허물어지면 다른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노동자의 동의를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강제적 동원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해’와 ‘불신’일 뿐이라며 오늘은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다. 일단 통과시키고 보자는 무책임한 태도라고밖에 할 수 없다.
“현장에서 노동시간 연장에 대해 자꾸 논쟁이 벌어지다 보면 장시간 노동이 당연한 일상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69시간 화끈하게 일하고 화끈하게 쉬자는 생각일 수 있는데, 화끈하게 노동하고 화끈하게 망가질 것.”
“장시간 노동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
“힘의 균형이 깨졌을 때 형식적 자유를 허용하면 약탈을 허용하게 되는 것.”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에 대해서 2023년 이 대표가 했던 발언이다. 이 대표는 이념보다 실용주의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낯부끄러운 말 바꾸기는 이념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 낸 대한민국의 약속이고, 앞으로 수많은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지켜낼 최소한의 기준이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 앞에서 오직 대선 당선을 위한 우클릭에만 몰두하는 이 대표의 모습에 대단히 큰 유감을 표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통과시킨다면, 정의당은 그것이 윤석열식 ‘주 69시간 근무제’와 뭐가 다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의당은 광장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없는 사회에는 윤석열식 발상이 끼어들 자리도 없어야 한다.
2025년 2월 3일
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