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0·27 보수적 개신교 단체 대규모 연합집회 관련 입장문
“나그네를 환대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을 보호하신 하나님을 고백하나이다”
배포일시 : 2024년 10월 28일(월)
· 10·27 보수 교계 대규모 집회,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법제화 반대 주장 주 이뤄
· 주요 개신교 교단 교인 수 지속적 감소세, 적대와 혐오가 아닌 환대와 개방이 교세 회복의 길 되어야
· “서로 사랑하라”는 개신교 근본정신, 힘없고 약한 자 곁에 임한 예수 그리스도…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이유일 것
어제 광화문·여의도 일대에서 보수적 개신교 단체들의 대규모 연합집회가 열렸습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23만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주장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위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과 가짜뉴스도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국정원장을 역임했고 21대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김승규 장로는 대표 기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개신교 교단에 따르면 교인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경우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약 10만명 가까이 줄었고,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 같은 기간 약 7만명이 줄었습니다. 2014년 이후 10년째 감소세라고 합니다. 어제 집회의 본 목적이 성소수자라는 ‘공통의 적’을 통해 교인을 결집하고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교회를 떠나는 이들 중에는 당연히 성소수자 교인들도 있습니다. 여전히 성소수자를 수용하지 못하고 혐오와 박대로 일관하는 교회에 실망해 믿음을 버리거나 성소수자에 친화적인 다른 종교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혐오의 언어에 질려 떠나는 교인들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적대와 혐오가 아닌 환대와 개방이 교세 회복의 길이라는 사실을 개신교계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개신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개신교의 근본정신이 “서로 사랑하라”는 데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임한 곳이 권력자와 주류의 옆이 아니라 창녀와 문둥병자, 힘없고 약하고 가난한 자들의 곁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그 사실들 때문에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정신이 성소수자에게도 향하기를 바랍니다. 예수가 우리 시대에 임한다면 성소수자의 곁에 가장 먼저 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신교계 안에서도 이번 집회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793명의 교인과 85곳의 교계 단체가 연서명한 “평등세상을 위한 100개 기도제목”의 한 대목입니다.
"우리는 나그네를 환대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을 보호하신 하나님을 고백하나이다. 모든 고난받는 이들의 연대가 한국교회의 새로운 부흥의 전환점이 되어 권력자의 하나님 아버지가 아닌 모두의 하나님을 고백하는데 앞장서게 하옵소서."
2024년 10월 28일
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