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학생인권조례 폐지, 교육현장 인권 퇴행과 민주주의의 암흑 불러올 것
- 청소년 시민의 인권을 지킨다는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반인권적 결정
- 교권 침해라는 근거없는 주장,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기반한 극우적 주장에 굴복한 것
- 포괄적 차별금지법·학생인권법 제정!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가 차례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가결시켰다. 국민의힘 지방의원들의 주도 하에, 2010년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져나갔던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물살을 거꾸로 꺾은 것이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러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인권의 퇴행과 민주주의의 암흑을 초래할 그들의 행위를 엄중히 비판한다. 충남도의회를 필두로 서울시의회까지 이어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가결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라 인권의 가치를 내팽개친 반인권적 결정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과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생활공간인 학교 내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인 학생들도 안전하고 평등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선언이자, 실질적인 구제 절차를 담은 안전망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생김으로써 비록 완전하진 않더라도 두발·복장 규제와 학생 체벌 같은 학교 내의 폭력을 없애고 학생들의 인권이 지켜질 수 있었다. 그러나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과 인권에 대한 편협한 시각에 휘둘려, 학생과 청소년의 인권을 지킨다는 본연의 책무를 저버렸다. 이는 인권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민주적 행태이며, 학생들의 삶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폭거다.
특히, 폐지를 주도한 국민의힘 지방의원들은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갈라치기 정치논리에 휘둘려, 평등을 실현하고 인권을 보호한다는 정치 본연의 책무를 저버렸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요구의 뒷면에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학생인권조례가 '성소수자 보호'를 이유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혐오와 차별에 기반한 극우적 주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충남도의회에서는 한번 부결된 폐지안을 그대로 재발의하고 교육청의 재의요구를 거듭 무시하며, 양심표 단속까지 해가며 폐지를 강행했다. 토론과 숙의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파괴하고 '이기면 끝'이라는 다수당의 폭거로 지방의회를 농락하는 행태다. 우리는 이러한 행위가 우리 사회 인권의 퇴행을 초래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인권은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폐지를 강행했다. 그러나 이는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와 목적을 왜곡하고, 교육 현장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학생과 학생인권조례에 전가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을 비교해 봐도 교권 침해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명백히 드러났다. ('[사실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 침해 늘었다" 따져 보니…', SBS 뉴스, 2023.07.28) 오히려 학생인권조례는 교내 폭력을 근절하고, 민주적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더욱이 교육 현장의 갈등을 해결했어야 할 정부여당이 주도해 자신들의 정치실패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학생인권조례의 폐지가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만을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더 이상의 인권퇴행이 없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아직은 21대 국회의 시간이다. 정의당은 계류되어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인권이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각 지방의회의 의원들이 시민들의 인권을 옹호하지 않고 반인권에 기웃거린다면, 평등세상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다음 선거에서 분명히 심판받을 것임을 경고한다.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가결은 인권의 퇴행이자 민주주의의 암흑을 초래한 결정이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번 지방의회의 결정을 규탄한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모든 학생과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소수자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의 혐오와 차별이 서지 못하도록 성소수자 차별 철폐와 인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2024년 4월 27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