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본부] [브리핑] KTX 개통 20주년의 과제 - 공공·녹색교통 대전환으로!



[브리핑] KTX 개통 20주년의 과제 - 공공·녹색교통 대전환으로!

 

어제인 4월 1일로 고속철도 KTX가 개통 20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누적 이용객 10억 5000만 명, 누적 운행거리 6억㎞ 이상, 연간 이용객 8000만 명 이상을 돌파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우리나라 광역교통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KTX 개통 20년 역사에 장밋빛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KTX 도입과 함께 공사 체제를 통한 철도 민영화가 시작됐고, 모든 투자가 간선 KTX에 집중되는 사이 무궁화호나 새마을호 등의 지선 열차는 ‘비수익 노선’이라 불리며 고사하게 됐습니다. 20년 동안 철도체계도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비수도권에서 지역과 지역 간 이동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요.

 

그 사이 정부는 철도공사의 자회사로 SR을 설립해 철도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비상식적인 정책으로 일관했습니다. 애초에 박근혜 정부가 SR을 통해 시도한 경쟁체제 자체가 동일한 철도공사 밑에 SR과 KTX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다는 비판이 나왔죠. 또한 동일한 열차인 SR과 KTX를 타는 이용객들의 선택은 단순히 행선지가 어디인지(서울역과 가깝거나 수서역과 가깝거나)에 의해 나뉘는데 둘을 경쟁시킨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해 겨울 노동자들의 민영화 반대에 시민들이 큰 지지를 보냈다는 것만 해도 시민들이 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현 정부는 SR을 정부투자기관으로 지정하여 지원을 몰아주고 있습니다. SR은 과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부채비율이 1400%로 오른 기업이지만,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정부자산을 넘기고 있습니다. 또한 수요가 많은 SR의 부산-수서 노선을 KTX로 통합 운영하면, 3만석 가량의 좌석 확대가 가능함에도 고속철도 경쟁체제와 민영화 기조를 고집하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작년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8조 개정안을 발의하며 철도의 운영과 유지보수를 분할하는 철도민영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선거에서 양당의 교통 공약은 말 그대로 참담한 수준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교통 정책을 기후위기 대응, 공공성 확대 차원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건설정책과 연동되는 개발정책으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당 모두 핵심 교통공약으로 내건 철도지하화는 지역 개발과 연동되어 50조 이상이 추산되는 전형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토건·개발주의 정책입니다. 교통 정책을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해주는 방향이 아니라 ‘메가시티 구현’을 위한 수단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이지요. 양당 모두 기후위기 시대 좌초산업인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정책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진정으로 지역과 시민, 생태계의 안녕을 위하여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자들에게 모든 시민들의 발이 될 교통 정책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미래의 교통정책은 생태적 한계를 인식하며 공공성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녹색정의당은 신공항 등 생태파괴 건설사업을 중단하며 대신 그 예산으로 공공교통, 특히 광역철도와 지역 공공버스를 대폭 확충하고 지역을 진정으로 살기 쾌적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게 지역과 시민, 생태계를 위한 정책을 실현하겠습니다.

 

교통기본법을 제정하여 공공교통 수송분담률 목표, 자가용 수송분담률 감축 목표를 명시하고 교통약자 이동권 원칙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지역 교통 불평등을 해소하는 중앙정부의 책임을 강화하겠습니다. 대중교통 완전공영제를 실현하고 ‘1만 원 기후패스’ 도입으로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며 실질적인 자가용 수요 감축을 이뤄내겠습니다. 대중교통·자전거·도보, 대자보 중심의 교통정책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지역에서는 도 내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은 몇백㎞ 떨어진 서울로 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녹색정의당은 22대 국회에서 이런 정책들로 자가용, 비행기보다 공공교통이 더 편한 나라, 탄소배출, 생태파괴 없이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나라, 기후와 생태를 살리고, 사람을 돌보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24년 4월 2일 녹색정의당 비례후보 허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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