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스웨덴의 라르스 다니엘손 대사, ‘모두를 위한 복지국가’
진보정의당(공동대표 노회찬, 조준호)은 5월 22일(수)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라르스 다니엘손(Lars Danielsson) 스웨덴 대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사회민주주의, 스웨덴 보편적 복지의 근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은 진보정의당의 유럽대사 초청 연속강연회인 <유럽을 통해 본 한국 복지사회의 미래>의 첫 번째 강연이다.
강연에 앞서 진보정의당의 노회찬 공동대표는 “스웨덴이 가장 부자의 나라는 아니지만 가장 문명화된 나라”라며 “진보정의당과 스웨덴 사이에 다양하고 유익한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다니엘손 대사는 스웨덴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복지에 대한 4가지 근본적 요소를 설명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는 ? 모든 사람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또 일할 수 있어야만 한다. ? 어떤 사회도 남녀 간의 평등한 기회가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 빈부 차가 많은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그 사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 ? 모든 사람이 생산하는 환경에 있어서 후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스웨덴 복지시스템의 근간은 사회민주당(이후 사민당)이 만든 것으로, “지난 6년 반동안 중도 우파가 정권을 잡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가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가 이 시스템을 더 잘 운영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것”이라며 스웨덴 사민당이 만든 복지 시스템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어 “제가 4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모양이다.”는 농담을 던지며, 스웨덴 복지의 네 가지 특징을 설명했다.
첫 번째는 ‘사회적 연대와 신뢰’로, “스웨덴의 정부와 공공기관이 부패가 없고, 국민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그 이유로 정부 행정이 “매우 투명하고 공공에게 공개”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두 번째는 일에 대한 청교도주의적 관점으로, “스웨덴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노동으로부터 세금이 나온다”고 다시 한 번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번째는 ‘개인주의와 현대적 가정모델 그리고 시장경제’로, 흔히들 스웨덴 하면 사회주의 국가로 착각을 하는데 오히려 매우 개인주의적이라고 운을 뗐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부모와 자녀, 혹은 남녀와 상관없이 서로가 누구에게도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 이후의 일들은 국가가 책임을 진다고 했다.
네 번째는 “우리의 복지시스템은 통합적”이라며 “너무 많은 불평등이 있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채택하고 있는 복지시스템의 핵심은 복지제도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며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한 사람의 삶의 여정을 따라서 디자인 되었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람이 일정기간동안은 제도의 혜택을 받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동안은 스스로 돈을 벌어 그 혜택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만약 어리거나 아프거나 실업자이거나 나이가 많으면 이 혜택을 받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만약 25~60세 사이의 사람이고, 일을 하고 있거나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제도에 더 많이 기여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도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만약 복지제도란 것이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 부자의 재산으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설득한다면 절대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라르스 대사는 한국에 스웨덴식 제도의 도입이 가능할 것이냐는 물음에 “스웨덴의 제도가 가진 가치는 범용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다. 이 가치를 마음에 담고 있다면 한국만의 독특한 복지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진보정의당의 유럽대사 초청연속강연회의 두 번째 순서는 독일의 롤프 마파엘 대사의 '독일식 사회민주주의와 과제'라는 주제로, 다음 달 4일 오후 3시 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행된다.
2013년 5월 23일
진보정의당 대변인실
문의: 진보정의연구소 070-4640-2386
*녹취록 전문
친애하는 친구여러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큰 영광이자 기쁨이다.
자기 나라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보면서 이야기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저는 스웨덴이 어떤 이유로 오늘날과 같은 복지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 의견을 전달해 보려 한다.
무엇이 좋은 사회를 구성하나?
제 마음 속에, 그리고 대부분의 스웨덴 사람들 마음속에는 4가지 근본적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일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겐 일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주어져야 한다.
둘째, 어떤 사회도 남녀간의 평등한 기회가 없이는 오래도록 유지될 수 없다.
셋째,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큰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수입과 상관없이 사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
넷째, 모든 생산 과정은 지속가능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내 아이와 손자들이 지구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좋은 사회는 녹색 사회를 존중해야 한다.
스웨덴의 장점은 방금 제가 소개한 이 4가지 요소들이 정치적 토론의 장에서 전혀 논쟁거리가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제가 아는 한 아주 보수적인 스웨덴의 정치인이라 해도 이 네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스웨덴과 한국을 비교할 때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두 나라 사이에는 정치 환경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스웨덴 안에도 분명하게 다른 정당들이 있다. 보수 정당, 자유주의 정당, 사회민주당, 녹색당, 심지어 개혁적 공산당도 있다. 하지만 제가 이해하는 한 스웨덴의 정치 토론장에는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합의가 존재한다.
오늘날 스웨덴이 가진 사회적 복지의 근간은 사회민주당이 만든 것이다. 스웨덴에는 지난 6년 반 동안 중도우파 정권이 집권해오고 있다. 4개 정당이 연정을 통해 집권했는데, 2006년 선거에서 그들이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주장해서가 아니라 이 시스템을 더 잘 운영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인구의 85%가 기본적으로 스웨덴의 복지시스템을 지지한다.
그렇다면 스웨덴 복지의 주요 특징은 무엇일까? 이번에도 특징 4가지를 말씀드리겠다. 제가 숫자 4를 무척 좋아하는 모양이다.
첫째, 사회적 연대와 신뢰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매우 높다.
신뢰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또 미묘하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우리의 공공부문은 굉장히 큰 편이지만, 지난 수십년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기본적으로 우리 안에는 부패가 없다. 우리의 공공부문은 매우 투명하며 공공에게 대단히 개방적이다. 우리 공공부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언론뿐 아니라 많은 NGO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은 공공부문이 자신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스웨덴은 세금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실제로 1994년에 사민당이 3년간 실권을 했다가 재집권을 했는데 그때 주요 공약이 증세였다. 물론 증세만을 내걸진 않았다. 증세를 통해 여러 가지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은 보육,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노인복지와 더 많은 실업수당 등을 약속했다. 유권자들은 좋아했고, 사민당에 표를 주었다. 결국 사민당은 1946년 이래로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신뢰 없이는 제대로 기능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으면 사람들은 복지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세금을 기꺼이 내지 않는다.
둘째는, 일에 대한 청교도주의적 관점이다.
스웨덴은 사실 종교적인 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스웨덴인들은 19세기 마틴 루터의 생각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틴 루터는 일하는 것은 선한 것이며, 모두가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웨덴인의 마음속에는 일을 하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다. 노동이라는 것은 복지 시스템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노동에서 세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단 소득세뿐 아니라 소비세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정하고도 효율적인 세금 제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스웨덴인들은 여러분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낸다. 저는 제 월급의 42%를 낸다. 대부분의 스웨덴인은 자기 소득의 약 30%를 소득세로 낸다.
반면 스웨덴에는 부유세, 증여세, 상속세가 없다. 다시 돌아와서, 스웨덴은 소비세(V.A.T, 부가가치세)도 높다. 대부분의 소비에 25%의 세금이 붙는다. 다만 음식, 옷, 책에는 6%만 붙는다.
왜 스웨덴의 사회민주당 정부는 부유세, 증여세, 상속세를 폐지했을까? 왜냐하면 이런 세금들은 걷는 데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사회로 환원되는 양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금체계를 간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
이것이 공평하냐고? 그렇다, 공평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단순함이다. 그 결과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부과되는 세금의 약 98.5%가 실제로 걷힌다. 여러분이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그 수치가 70%에도 못 미친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복지 시스템에 대해 논의할 때 세금을 확실히 걷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것이 없으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약간 놀라실 수도 있는데, 스웨덴 복지제도는 개인주의와 현대적 가정개념, 그리고 시장경제에 기초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가장 기본적 단위는 개인이다. 가족이 아니다.
스웨덴 복지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개인의 자율권과 사회적 (계층) 이동성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이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아이들 역시 부모에게 의존만 해서는 안 되고, 반대로 나이가 들었다고 자녀에게 의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여러분이 스웨덴의 법 체제를 찬찬히 뜯어보면 모든 제도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개인 세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저와 제 아내는 각자 세금을 내고 있고, 내가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가 그녀의 세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우리는 가족법을 바꿔서 나이 든 부모를 지원하도록 했다. 어린 아이들을 낮에 돌볼 수 있는 사람을 국가가 소개시켜줌으로써 여성이 일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부모의 수입과는 상관 없이 누구든 받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현대화된 가족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 성인들은 모두 일을 해서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며, 아이들도 가능한 빨리 독립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웨덴 가족이 화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러한 현대화된 가족 개념은 스웨덴을 가장 출산율이 높은 국가로 만들었다. 유럽 안에서는 카톨릭 국가인 아일랜드만이 스웨덴보다 출산율이 높다. 그리고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의 부모들은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 부모들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이것이다. 남성과 여성,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
많은 나라, 특히 미국에서는 스웨덴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매우 개인주의적인 국가다.
다음 요소(시장경제 관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시스템을 개선할 자세가 돼있다. 처음 사회 복지가 시작됐을 때는 주로 공공기관이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담당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영역의 대안과 시장 질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우리가 민간의 대안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누군가 복지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있어 그가 얼마나 부자인가하는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스웨덴 초/중학생의 약 30%는 사립학교에 다닌다. 하지만 사립학교라고 등록금을 따로 받는 것은 아니다. 사립학교의 수입은 학생수에 따라 정부가 지원하는 지원금뿐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누구라도 공립이든 사립이든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부모가 얼마를 버는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지금 스웨덴 안에서 민간 대안이 과연 복지에 어느 정도 이로운지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야겠다. 우리가 시장 논리를 지나치게 많이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대안적이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복지사회에 적용할 것인가라는 부분이고, 이러한 인식은 스웨덴 사회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복지 사회의 주춧돌은 통합사회가 필요하다는 믿음이다.
지나친 불평등은 대단히 위험하다. 원칙적으로 스웨덴인들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데에 동의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괜찮다. 실제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 중 몇 명은 스웨덴인이다. 가구회사인 이케아의 창립자는 세계에서 5번째로 부자다.
스웨덴에서도 돈을 많이 벌어도 괜찮다.
하지만 스웨덴인들은 부자와 빈자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은 사회일수록 더 강하고 건강한 사회라고 굳게 믿고 있다. 모든 세금 제도는 부자와 빈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우리 복지시스템의 핵심은 복지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보면 모든 스웨덴인들은 어떤 시기에는 복지의 혜택을 받지만 또 다른 시기에는 세금을 통해 복지에 기여를 하게 된다.
만약 여러분이 아프거나 어리거나 실업자이거나 나이가 많다면 복지 혜택을 누릴 것이다. 만약 25~60세 사이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면 이 제도에 기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제도의 혜택을 받을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복지제도를 부자의 재산으로 빈자를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절대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훌륭한 복지 제도가 부자들의 관심사가 되도록 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한 가지 예를 들었던 것이, 좋은 공교육을 유지해야 잘 교육된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좋은 공교육은 당연히 세금으로 운영된다.
스웨덴은 기부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안에는 강한 관념이 있다. 자비를 베푸는 것은 좋은 일이고 많은 나라들이 거기서 답을 찾지만 스웨덴은 세금에서 찾고 있다. 이것이 우리 복지제도의 중요한 핵심 요소다.
우리 복지제도의 일반적 부분을 보자면 가장 먼저 시작된 영역 중 하나가 부모휴가제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18개월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 그 기간에는 평소 급여의 85%를 받는다. 이 18개월 중 남편은 3개월을 반드시 쉬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법에 따라 18개월~6살 아이는 공공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돈은 200(US)달러를 넘지 않는다.
스웨덴 노동시장을 보면, 남녀의 경제활동참여율이 거의 같다. 20~64세의 남녀가 공히 약 80% 정도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질 좋은 대학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초등 중등학교까지는 사립학교를 두고 있지만 대학은 모두 공립이다. 학비가 없고 학비대출제도가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보편적 연금제도다. 이 연금은 두 가지로 유지되는데,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첫째는 공공연금으로 모두에게 주어진다. 최소 매달 2,500(US)달러가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하면 기존 급여의 65%까지를 받게 된다.
우리 연금제도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경제성장률과 연동된다는 점이다. 이는 GDP가 3% 증가하면 연금도 역시 3% 오른다는 뜻이다. 2008년에는 GDP가 줄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따라서 연금도 그만큼 줄었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왜 성장이 필요한지 이해하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제가 설명한 게 유토피아 같은가? 그러면 스웨덴은 문제가 없느냐. 모두가 장밋빛인가. 그러나 스웨덴에도 당연히 문제가 있다. 모든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
이 제도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고용율이 높아야 하고 고율의 세금을 납부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물론 시스템을 오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도전거리이기도 한데 우리 시스템은 끊임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사회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어떤 제도도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어진 뒤 그냥 유지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스웨덴 제도는 제법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스웨덴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빈부의 차가 크지 않다. 또한 스웨덴은 여전히 기업친화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도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어둡고 겨울엔 아주 춥고 사람들은 대체로 무뚝뚝해서 사람들을 이 나라에 머무르게 하려면 제도라도 좋아야 하는 면이 있기는 하다. 자연이 우리에게 혜택을 줬다. 상대적으로 국토는 큰 반면 인구는 적다.
한국에 스웨덴 제도를 복사하는 게 가능할까.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한 나라의 제도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경우에는 말이다. 일단 우리는 우리 제도를 스스로 발전시켰다. 우리가 따라할 만한 어떤 모델도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 스스로 한국의 전통과 가능성, 그리고 정치적 환경을 바탕으로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스웨덴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만은 범용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리라고 본다. ① 노동은 좋은 것이다 ② 남성과 여성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③ 좋은 사회란 부자와 빈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사회다 ④ 한 사회에서 무언가를 생산할 때 현재와 미래세대가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켜야 한다.
이 네 가지는 어디에나 해당된다.
한국도 인상적이고도 험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가치들을 지키면서 또 다른 한국만의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한국인들은 열심히 일하며 또 성실하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 질문1. 스웨덴은 국방비가 GDP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그리고 전쟁 발발가능성을 어느정도 고려하면서 국가정책을 수립하는지 궁금하다.
- 대단히 좋은 질문이다.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했다. 스웨덴이 좋은 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가 운이 좋았던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0년간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전쟁을 치렀고, 1809년에 패했다. 그때 우리의 식민지였던 핀란드를 러시아에 빼앗겼다.전쟁이 없었던 덕에 우리가 전쟁에 써야할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돈을 군사비에 쓰고 있다. 왜냐하면 스웨덴은 한 번도 군사동맹에 가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이웃국들은 나토에도 가입하는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적 없이 비동맹국가로 남아있다.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군사 분야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왔다. 이것은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스웨덴은 1,2차 세계대전으로 부터 벗어나 있었다. 그 당시 우리는 중립을 지켰다. 그 이후부터 스웨덴은 군사동맹에 가입하지 않는 전통이 국민 의식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200년 이상 전쟁의 여파에서 떨어져있었던 덕에 지금의 복지국가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질문2. 스웨덴과 한국에는 대기업집단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런 외형적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중요한 차이점은 스웨덴의 대기업 대부분은 증시에 상장돼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전화기를 만드는 대기업인 에릭슨의 경우는 내 것을 포함해 여러 국가연금을 관리하는 펀드가 대주주로 있다.
아까 예로 들었던 이케아처럼 부자인 개인이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스웨덴 기업들은 소유권이 사회적으로 규제가 가능하도록 돼있다. 기업은 창업자 가족들의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대부분의 스웨덴 대기업들이 노동조합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과는 달리 스웨덴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해있다. 노조가입률이 약 80%정도다.
60~70년대에는 노동조합이 기업이윤을 공유하자는 주장을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노조가 요구한 것은 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 비율을 떼어내 기금을 마련하고, 노조는 그 기금으로 회사의 주식을 사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80년대 초에 사라졌다.
오늘날 스웨덴 기업 안에는 노조와 사용자 사이에 거대한 합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합의에는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합리적인 임금 인상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이사회에 노조대표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모든 스웨덴 대기업의 이사회에는 최소 2~3명의 노조 대표가 참여한다. 이 제도를 채택한 지난 20년간 노동자의 파업 발생수가 굉장히 적었다.
왜냐하면 노조는 회사가 이익을 내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이해했고, 회사 역시 노동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더 이롭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스웨덴 노동시장의 환경은 한국과 비교하면 차분한 편이다. 스웨덴에서도 파업이 없지는 않다. 대부분은 공공부문에서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스웨덴 경제는 외형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사회적으로 규제된 기업소유권과 더 나은 노사 관계가 그것이다.
▶ 질문3. 스웨덴에도 경제성장을 위해 자연을 개발하려는 욕구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개발과 보존 사이의 긴장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 개발을 하려는 측과 보존하려는 측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늘 존재한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스웨덴은 여러 면에서 운이 좋다. 지리적으로 대단히 큰 영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웨덴인들 사이에는 우리의 삶이 보다 더 지속가능한 형태로 영위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도 갈등은 있다. 가령, 스웨덴 북쪽에 탄광지역이 밀집돼 있다. 대부분의 수력발전시설도 그 지역에 있다. 수력발전은 가장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재사용이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많은 강들에 수력발전시설을 건설했지만 스웨덴에서 가장 큰 4개의 강에는 어떠한 댐이나 시설도 짓지 말자고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많은 비판을 낳았다. 특히 탄광산업 쪽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그들도 깨달았다.
스웨덴은 한국과 비교하자면 에너지 공급면에서 운이 좋은 편이다. 우리는 에너지의 50%를 수력발전에서 얻고, 35%를 원자력발전 에서, 나머지를 화력발전과 태양발전 그리고 풍력발전 등에서 얻는다.
물론 스웨덴에서도 다른 유럽 나라들처럼 원자력발전 문제를 두고 열띤 토론이 있었다. 현재는 더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는 짓지 않되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들은 현대화해서 고쳐 쓰기로 결정했다.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타협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보호의 관점에서 원자력발전을 두려워하는 측과 더 많은 에너지를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측 사이의.
스웨덴 안에서 환경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거의 없는 이유는 녹색 성장의 긍정성을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한 엄격한 규제 법령을 도입하게 되면, 그것이 기업에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유인(인센티브)으로 작용하는 것을 우리는 쭉 봐왔다.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스웨덴의 출발점은 다른 모든 나라들보다 유리했고, 보존과 성장 간의 갈등이 적었다고 할 수 있다.
▶ 질문4. 스웨덴 교육의 목적과 가치는 무엇인지, 스웨덴은 범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스웨덴이 복지국가를 건설하기까지 청년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 스웨덴은 계층간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나라로 오랫동안 특징지어져 왔다. 더 나은 삶으로 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편은 더 나은 교육을 받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런 식으로 발전을 이끌었는데, 이는 오늘날 한국과도 매유 유사하다.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압박이 있었고, 전통적인 학문적 과목을 공부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48%만이 우리가 보통 대학이라고 부르는 곳에 간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것은 한국보다 매우 낮은 비율이다.
반면 전문적인 직업 교육을 선택하는 학생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직업 교육을 받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높은 평가와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령, 스웨덴 최대의 자동차 회사 볼보는 전통적으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8세의 젊은이를 채용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동차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우는 4년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수학을 비롯한 학문을 배우기 때문에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마치면 기술자격증 시험을 본다.
직업 교육이 직업을 보장해준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해 철학이나 불어를 공부하기 보다는 직업 교육을 선호하는 추세다.
다음으로, 스웨덴은 유럽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스웨덴은 사회적 친화력이 높은 사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범죄가 그리 흔하지 않다. 또한 스웨덴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도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여러분이 스웨덴의 감옥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의 그것과 비교해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스웨덴의 감호제도는 재활을 통해 범죄자들을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러분이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는 기본적으로 아주 적은 수의 정말 위험한 범죄자들만이 수감돼있다.
현재 스웨덴이 직면한 난제는 감옥에 수감된 범죄자의 40% 정도가 스웨덴에서 태어나지 않은 스웨덴인이라는 점이다. 지난 20년 동안 스웨덴에는 이민자들의 대규모 유입이 있었다. 대부분 분쟁지역의 난민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을 스웨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그들 중 상당수가 범죄에 발을 들였다. 기본적으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좋은 직업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스웨덴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성범죄에 대해 살펴보자면, 스웨덴은 특이하게도 성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지만 사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래서 스웨덴 안에서의 성매매는 많이 줄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지속되길 바란다.
한때 동성연애와 양성애를 겨냥한 범죄들이 많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으나, 현재는 관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스웨덴의 모든 정당들이 운영하고 있는 청년조직들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정당활동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
80~90년대에는 젊은이들이 정당으로부터 많이 떨어져나갔다. 그 시기에는 사람들이 정당 활동보다 개별 사안에 더 끌렸다. 반핵이나 인권 등.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정말 사회에 영향을 주고 싶다면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러분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여러분이 믿는 이념노선과 가까운 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복지제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정치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일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치활동에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것은 정말 결정적이다. 정치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정말 영광이다. 기쁘게 생각한다. 내 보잘 것 없는 나라로부터 여러분에게 작은 영감이라도 줄 수 있었기를 바란다. 더 강하고 더 나은 한국을 만드는 중요한 작업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