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오세훈 시장의 기후동행카드, 기후워싱카드 될까 우려
기후위기 대응 좋지만, 실효성 있는 대안 되어야
- 조삼모사! 지난달 버스비 올리고, 그보다 적은 혜택 제안
- 반쪽짜리! 서울은 되고, 경기와 인천은 안되면, 어딜가나?
□ 오늘 오전 오세훈 서울장이 ‘기후동행카드’ 시범판매를 발표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이라고 합니다. 대중교통을 시민의 기본권이자 기후위기 대응의 필수재로 인지했다는 점은 환영합니다.
□ 정의당은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요구 앞에서 대중교통요금할인제인 ‘3만원 프리패스’를 가장 먼저 제안했습니다. 정의당의 제안에 지자체들이 속속 동참하고 있는 것은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발표내용을 보니 ‘기후동행카드’가 아니라 ‘기후워싱카드’가 될까 우려 됩니다.
□ 왜냐하면 첫째, 조삼모사 요금제입니다. 국토부 발표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서울 시민들의 한달 평균 대중교통 요금은 7만 1,745원입니다. 시민들이 원래 내던 요금에서 5~6천원 할인해주는 꼴입니다. 그런데 지난 달부터 서울시 시내버스 요금이 300원씩 올랐습니다. 왕복 600원씩 매일 더 지출된다고 치면 한 달에 1만 8천원이 추가 지출됩니다. 1만 8천원을 올려놓고 5천원 깎아주며 생색내기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둘째, 서울행정이기주의에 갇힌 반쪽짜리 요금제입니다. 서울 시내만 적용되고 인근 경기와 인천에서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교통은 서울시 안에서만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오가며 수도권 내에서 출퇴근하고 이동하는 시민들이 수십만 명입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의 애환을 담아 큰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서울 밖에서는 무 자르듯이 뚝 잘려 이용하지 못한다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셋째, 자칫하면 약주고 병주는‘기후역행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활성화하겠다며 기업의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은 대형시설의 주차요금 감면으로 이어지고, 이는 오히려 자차 이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서울시가 정말로 기후동행 교통정책을 펼치고자 한다면 차량속도와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안전속도 5030을 확대하고, 불법주차를 금지하고,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의 분담률을 높이고, 내연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작년에 서울시는 일부 지역에서 안전속도를 시속 60km로 완화하고, 연세로의 주말 차 없는 거리를 중단했습니다. 기후동행카드가 기후워싱카드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의당은 평균 대중교통비의 절반값인 ‘3만원 프리패스’를 제안하면서 광역교통을 포괄하는 통합운영체계와 요금체계를 구축하도록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예산은 연간 4조 4,319억원으로 추산했으며, 현재 도로와 철도 건설에 사용되고 있는 교통시설특별회계 약 21조원 중 일부를 공공교통특별회계로 전환하여 사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제대로 된 무제한 대중교통 요금제 도입을 위해 국회에서 해당 법을 하루빨리 통과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 서울-경기도-인천이 머리를 맞대주십시오. 지자체가 힘을 모으고, 국가가 이를 뒷받침하며 광역 대중교통 활성화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정의당이 선두에 서겠습니다. 초당적 협력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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