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강력범 ‘머그샷’ 신상공개하자는 당정협의회, 자칫 빗나간 대책을 내놓아서는 안 될 것 [김가영 부대변인]

[브리핑] 강력범 ‘머그샷’ 신상공개하자는 당정협의회, 자칫하여 빗나간 대책을 내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가영 부대변인]

 

일시: 2023년 6월 19일 (월) 14:1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당정협의회에서 ‘묻지마 폭력’이나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도 신상공개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상공개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머그샷’도 공개 결정 후 30일 이내의 모습을 촬영한다고 했습니다. 성범죄와 흉악범죄에 분명한 처벌과 예방, 재발방지는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신상공개가 여성과 시민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돌려차기 사건’도 빠르고 제대로 된 수사, 기소 과정이 선행되야 했지만, 피해자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조차 재판 과정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심각한 성범죄에 사회적 공분이 이토록 일어나는 배경에는 ‘집행유예’라는 미명 하에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풀려나는 일련의 과정을 시민이 보아왔기 때문이지, 가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몰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민들의 공포와 분노를 실효성 없는 땜빵 대책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 폐해는 피해자와 시민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살인, 강간 외에도 내란, 외환과도 같은 소위 ‘공안사범’에까지 신상을 공개한다면 자칫 정부가 지금 때려잡으려는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악용, 변질될 지 모릅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의 얼굴에 ‘집회시위범’이라는 딱지를 붙인다는 세간의 우려섞인 시선을 당정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무작위적인 피고인 신상공개가‘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인지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신상공개로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면, 범죄의 경중에 대한 고려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미국은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나라여야 했을 것입니다.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한 것이 엉뚱하게도 사건과 전혀 무관한 시민을 sns 좌표찍기에 시달리게 만든 일련의 사례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모호한 신상공개 판정 기준, 신상공개의 절차나 중복되는 결정권의 주체에 대해서도 촘촘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의 5대 폭력 범죄에 대해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정은 한가득 쌓여있는 숙제부터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시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근본적인 노력부터 하십시오.

 

2023년 6월 19일

정의당 부대변인 김 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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