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역대 최고 고용률 통계의 함정, 되려 질 낮은 일자리와 어려운 민생 방증 [위선희 대변인]
일시: 2023년 6월 15일 (목) 15:2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지난 5월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고용률이라는 단편적인 지표만으로 고용시장의 안정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경제성장은 둔화한 상태에서 고용은 늘어난 한국 고용시장의 이례적인 현상을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설명하려면, 심층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통계의 기준을 조금만 바꿔보면 함정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증가한 전체 취업자 35만 1000명 중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 9000명이 늘어난 반면 60세 미만 취업자는 오히려 2만 8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역대 최고 고용률이라는 수식어를 쓰기엔 민망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취업자 증가의 99.1%가 여성입니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 취업자가 22만 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63.8%를 차지했습니다. 60대 이상 여성들은 주로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 취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지표들이 가리키는 것은 역대 최고 고용률이라는 한국 노동시장의 호황이 아닙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60세 이상 국민이 늘어났다는 뜻으로 퇴직 후에도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한다는 사회적 현상을 가리킬 뿐입니다. 이는 곧 노인 빈곤 심화, 경제 불평등의 심화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의 고용률이 늘었다는 단일 지표만으로 노동시장이 성평등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특정 직업군에 특정 성별이 다수 포진되는 현상은 오히려 성별에 따른 역할을 고착화함으로써 성평등한 고용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고용률 역대 최고치라는 통계의 실체는 한국의 경제 불평등이 이례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입니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와 청년들이 마주한 일자리 절벽 앞에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합니다.
정의당은 일하는 시민 기본법 제정과 모든 일하는 시민을 위한 신노동법으로 고용형태와 일의 형식에 상관없이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용불안, 소득불안에 놓인 국민의 짐을 함께 지고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3년 6월 15일
정의당 대변인 위 선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