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보도자료

  • [논평] 반인권, 혐오와 차별의 시대를 단호히 반대한다 - 어린이날 101주년을 맞아,

  5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은 청소년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올해 어린이날은 100년을 넘은 101년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겠다.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 것도 벌써 한 세기를 넘겼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조는 아동에 관한 모든 결정에 있어 아동의 최상의 이익이 우선됨을 명시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196개의 나라가 청소년의 행복할 권리를 보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세계의 청소년들은 불행 속에 살아가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산이 실시한 ‘2023 아동행복지수조사에 따르면, 행복지수가 낮은 아동은 전체 중 87%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행복지수가 낮은 아동에게서는 혼자 밥을 먹고, 하교 후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간에 잠들며, 대면활동보다 미디어 활동에 시간을 쓰는 특징이 나타났다. 그리고 우울, 불안과 충동적인 자살 생각, 보호자의 방임과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아동도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수면 부족과 과도한 학업 부담을 느끼는 아동도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 청소년의 권리는 뒷걸음치고 있다. 정부는 운전자의 부담을 명분으로 민식이법을 완화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민식이법에 대해 운전자의 부담으로 인한 사회적 불이익보다 어린이가 안전해짐으로써 얻게 되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는 취지의 판결을 낸 바가 있다. 이와 같은 판결로 미루러볼 때 앞서 제시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제3조와 헌법정신을 정부가 정면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폐지안이 발의되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청소년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그리고 인권을 침해당한 학생이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이러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가 학교 안에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인권침해로 이어지게 될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은 차별 보호를 약하게 만든다며 우려의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편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삭제한 학교구성원 인권 증진 조례안을 준비 중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허무맹랑한 말을 핑계로, 성소수자 청소년을 향한 노골적인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짓이다.

  이어서 2021년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0명 중에 노키즈존 운영을 허용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71%로 나타났다. 노키즈존은 명백한 아동청소년을 향한 차별이자,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잼민이’, ‘-린이’, ‘급식충등 이들을 향한 차별적 혐오표현의 급증은 우리 사회 아동청소년 인권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민주주의 사회는 상호성을 기반으로 한다. 내가 나의 권리가 있는 것만큼, 다른 누군가 역시 권리가 있고 존엄하다. 비청소년이 행복할 권리, 업주의 권리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이 행복할 권리도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권리만이 강조되는 사회는 인권사회라고 할 수 없다. 권리와 의무가 함께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는 아동청소년의 권리와 비청소년과 사회가 이들을 권리를 실현할 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어린이날 노래에는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가사가 있다.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아동과 청소년은 세상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어린이날을 맞아 퇴보하는 아동청소년 인권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이에 대처는커녕, 동조하고 조장하는 정부, 여당의 각성을 요구한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아동청소년 인권과 행복에 대한 타협과 퇴보를 조장하는 모든 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 어리다는 이유로 2등 시민이 되고, 시급하지 않다며 뒷전으로 밀리는 어린이의 권리야말로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이다. 내년 어린이날을 진정 우리들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정의당과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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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청소년위원회(위원장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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