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비 해법 마련을 위한 증언·토론회
심상정, 노조탄압으로 건설현장의 불법구조 덮을 수 없어
-월례비’ 노조에서 먼저 없애자고 주장, 정상임금제 대안으로 제시돼
-심상정, “월례비가 불법이라면 주고 받는 모두가 수사받아야 하지만 노동자만 수사받고 있어... 노동탄압에 대해 정부가 분명하게 해명해야”
-심상정, “불평부당한 노사중재에 나서야할 국토부가 오히려 사정기관을 자처... 국토부의 임무는 실질적 해법마련에 집중하는 것”
□ 최근 국토부가 건설 현장의 대표적 불법행위로 지목한 ‘월례비’문제에 대한 논의에 구조적 진단과 해법이 결여된 채 처벌과 단속만 강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국토부가 건설현장의 구조 정상화에 대한 실질적 해법없이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 청취는 결여한 채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 정의당 심상정 의원(국토교통위, 고양 갑)은 21일(화)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월례비 해법 마련을 위한 증언·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증언·토론회는 건설현장의 노사양측에 대한 국토부의 공정한 중재를 요구하고 건설현장의 구조개혁을 위한 실질적 해법 마련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 증언·토론회의 사회는 조귀제 정의당 노동위원장이 맡았다. 증언자로 ▲황옥룡 민주노총건설노조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부지부장 ▲김인영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이 참석했다. 발제는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전문위원이 맡았다. 토론자는 ▲정민호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 위원장 ▲엄광섭 한국노총 전국연합노조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 노조 부위원장 ▲장우철 국토부 건설정책과장 ▲한상준 대한건설협회 기술안전실장이 참여했다.
□ 토론회 현장에서는 월례비 문제의 원인과 성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황옥룡 부지부장은 “월례비는 사측의 위험한 작업 요구와 기상악화시 작업 등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위험수당으로 주어지던 것으로 일찍이 노조 쪽에서 먼저 없애자고 제안했던 것”이라면서 “차라리 이번 기회에 월례비 없이 안전하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밝혔다.
김인영 본부장은 “다단계 하도급의 마지막 업체는 구조적으로 인건비를 최대한 줄일 수 밖에 없어 본의 아니게 일을 도맡아하는 타워가 현장의 갑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월례비를 없애려던 노동자들도 관행에 젖은 건 잘못이지만 근원은 저가입찰”이라고 꼬집었다.
□ 국토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타워크레인 노동자의 불성실 업무 유형과 면허정지 조치에 대한 비판도 잇달았다. 위험노동을 강요하는 사측의 불법적인 요구 및 작업현장의 안전문제에 대한 지적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다.
황옥룡 부지부장은 “ 현장에서 소리만 듣고도 장비 이상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장비기사 하나 뿐이다.”라면서 “이상을 감지하고 AS기사를 부르고 원청사·임대사에게 보고하는 것을 태업으로 생각하면 그 누가 사고를 책임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정민호 위원장은 “초당 20m는 태풍 풍속에 속하는 수준의 바람이다.”라면서 “작업중지권이 국토부의 행정 지침으로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이라면서 "법 위반 강요하는 건설사 원청 하도급과 임대사도 공평한 잣대로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 건설현장의 정상화를 해법도 제시되었다. 심규범 전문위원은 “대한민국 건설현장 비정상화는 공사비 삭감에서 비롯돼 다단계 하도급으로 증폭된 것”이라면서‘적정임금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심규범 위원은 “핵심은 입찰경쟁 과정에서 임금삭감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고 말하면서 “임금하한선 규제에서 출발해 적정공사비 확보 및 전달, 시공 정상화 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상준 실장은 “적정임금제 취지는 이해하지만 고정된 낙찰률과 연장비용 문제를 고려할 때 기업만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은 “적어도 발주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부 발주의 경우는 안전 비용 삭감은 불가나 적정임금 등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한편 현장의 참석자들은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 청취가 부족한 국토부의 행태를 지적했다. 엄광섭 부위원장은 “적정공사료 책정, 불법하도급 근절, 적정 공사기간 설정, 내국인 채용처럼 해법은 국토부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원희룡 장관이 현장의 이야기가 실종된 보고만 받을 게 아니라, 모두가 만나서 토론회를 가지면 서로를 매도할 이유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의 장우철 과장은 “많은 분들께서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다차원 소통 채널을 마련해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해서 열린 자세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답했다.”
□ 심상정 의원은 “월례비는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청구조와 무리한 공기단축 요구가 낳은 괴물”이라 규정하면서 “월례비를 주고 받는게 불법이라면 주고 받는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방적으로 노동자들만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노동탄압의 증거이며 정부가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또한 심 의원은 “국토부의 역할은 사정기관이 아닌 실질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국토부가 원 건설사 편에 서서 토끼몰이식으로 노동 탄압에 앞장설 게 아니라 불편부당한 중재와 월례비가 필요없는 구조개혁에 힘써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