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청년 삶 제대로 조명 못 한 ‘청년 삶 실태조사’, 실태를 모르는데 대책을 세우겠습니까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3월 8일 (수) 16:4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7~8월 만 19~34세의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약 1만 5000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습니다. 2020년에 만들어진 ‘청년기본법’을 근거로 정부가 청년의 삶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첫 공식 통계라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통계로 드러난 청년들의 삶은 고단하기 짝이 없습니다. 청년들의 3분의 1은 실업자이고, 취업자 중 3분의 1은 1년도 못 다니고 직장을 그만 둡니다. ‘번아웃’을 경험한 청년들도 3분의 1 정도 됩니다. ‘돈이 없어서’ 독립하지 않겠다는 청년은 56%였으며, 남성은 70.5%, 여성은 55.3%만 출산 의향이 있다고 답해 남녀의 인식 차가 뚜렷했습니다.
청년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한 첫 공식 통계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하더라도, 이번 실태조사는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지점이 많습니다. 조사 후 7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 발표했음에도 청년의 삶을 심도 있게 조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입니다.
‘번아웃’ 경험의 경우 취업자·비취업자의 구분이 없어 그것이 직장 내의 환경 문제인지, 부족한 일자리 자체의 문제인지 알기 힘듭니다. 짧은 근속 기간의 경우도 그것이 개인적 문제인지, 아니면 청년에게 제공되는 질 낮은 일자리의 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결혼과 출산 문제도 왜 결혼·출산 의향이 없는지에 대한 대답은 없었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출산 의향이 훨씬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노력도 조사 결과에는 담기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맨처음 시각물 하나 없이 글로만 채워진 5페이지 남짓한 보도자료로 이 결과를 배포했습니다. 정부가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의 보도자료는 화려한 시각물로 가득 차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청년 삶 실태조사’가 청년의 삶을 들여다보려는 이 정부의 노력이 진정성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청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이런 무책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0.78명이라는 유례없는 출생률은 청년들의 고단한 삶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오늘도 소멸하는 중입니다. 정부는 더욱 면밀한 실태조사와 함께 청년들의 삶을 낫게 만들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오늘의 정치가 그 답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내일의 정치는 허락되지 않을 것입니다.
2023년 3월 8일
청년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