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최근의 주요 정치현안에 대해 당원들께서 많은 궁금증과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설명드립니다.
1.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관련
오는 27일, 국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폐지해야 한다’는 당론에 입각하여 표결에 임할 예정입니다.
관련해서 ‘어떻게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믿고, 이재명 대표 구속에 찬성할 수 있냐’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할 것이 있습니다. 체포동의안 찬성이 곧 이재명 대표 구속 찬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체포동의안은 회기 중인 국회의원이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법원이 구속수사 여부를 판단(구속영장실질심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법원의 요청’입니다.
즉,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은 범죄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법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총선 후보들은 당선될 경우 비리부패 혐의에 대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것과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주장할 것이다”
“불체포특권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수사기관을 찾아 수사를 청하는 것이 도리”
정의당이 일관되게 밝혀온 내용입니다.
특활비 폐지를 이루어낸 정의당은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 일환으로 오랫동안 이 주장을 해왔습니다.
정의당은 체포동의안의 성격, 그리고 정의당이 일관되게 주장한 방침에 따라 표결에 임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 스스로도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특권’을 내려놓고, 일반 시민들처럼 당당하게 법원에서 구속 사유를 다투는 것이 옳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불과 1년 전 대선후보 시절 국민들 앞에 약속했던 사안입니다.
정의당의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같은 처지라도 마찬가지로 판단할 것입니다.
정의당이 10년간 유지해온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을 이번에만 예외를 둔다면, 앞으로 국민의힘도,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주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정치개혁의 한 축이었던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는 말할 자격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이재명 대표의 안위가 아닌,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충실하려 합니다. 정치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결국 상황 논리에 따라 정치권이 자꾸 예외를 두는 것이 큰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대한 가장 큰 불신의 원인이 앞 다르고 뒤 다른 말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2. 김건희 여사 특검관련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는 최근 다른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이번 권오수 재판 판결문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37회가 언급됐고, 2단계 주가조작 과정에서도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연루된 것으로 인정하는 등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이 공식화됐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소환 수사를 회피할 명분을 잃었습니다.
정의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검찰이 김건희 소환 수사를 하도록 압박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곧바로 ‘특검을 하자’고 한다면 검찰의 수사 부담만 줄여주고, 국회는 무한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식 김건희 특검 패스트트랙은, 검찰로서는 자체 수사 압박에서 해방되는 결과를, 국회에게서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개월의 패스트트랙 소요기간을 거쳐야 특검이 완성됨으로 당장의 수사는 전혀 할 수 없는 이중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즉, 국회는 정쟁의 블랙홀로 빠지는 반면, 정작 필요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의 진상규명은 최대 8개월간의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의당은 ‘도이치모터스 재판 결과까지 나왔는데도 소환 수사 한 번 하지 않고 수사를 회피할 작정이라면, 무혐의라는 것이냐, 수사할 생각이 없으면 검찰개혁 시즌2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라는, 검찰이 명확한 답을 내놓도록 압박해야 합니다.
물론 무한정 검찰의 답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대통령실은 ‘김건희는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에게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규정한 겁니다. 저는 이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계속해서 권력자의 눈치를 보느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정의당은 앞장서서 특검뿐만 아니라, 미완의 검찰개혁까지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당의 방침이 아쉽고, 못마땅한 당원동지들이 계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당은 잠시 더 외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정의당의 길을 간다면 국민들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24일
정의당 대표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