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 발언문
[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 발언문


일시 : 2022년 9월 15일(목) 10:00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정의당 비대위원장,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입니다. 오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노란봉투법>을 여기 계신 쌍용자동차 노동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발의합니다.

오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부장님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지난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조선사 하청노조로는 사상 처음으로 쟁의권을 얻어 파업에 나섰습니다. 여야 의원님들의 관심과 배려로 교섭이 이뤄지고 파업은 중단됐지만, 이번에도 변함없이 남은 것은 막대한 손배소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에게 470억원의 손배소는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사실상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하청노동조합에게 470억원은 노동조합의 존속을 위협합니다.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손배소는 삶 그 자체의 파괴를 뜻합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와 사측의 합의는 정부의 중재와 노-사 양측의 결단으로 이뤄졌습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지분이 50%를 넘는 사실상 공기업으로, 손배소 문제는 통치 차원의 문제였음에도 여타 민간기업과 똑같이 거액의 손배소를 나선 것을, 저는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김득중 지부장도 함께 하고 계십니다. 2009년 쟁의가 끝난 후 국가와 회사에 의해 제기된 손배소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고,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 잘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저는 그래서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국가손배소를 철회하는 결의안을 발의했고, 이 결의안은 선배 동료의원 117명의 공동발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여기 계신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이상규지부장님과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현대제철 측이 총 246억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사용자인 현대제철은 2020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게 불법파견이 적발돼 과태료 119억원이 부과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직쩝고용이라는 정당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쟁의에 현대제철 측은 손배소로 맞섰습니다.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정규직 고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손배소가 활용이 된 것입니다.

우리 헌법에는 노동3권이 존재합니다. 자율결사는 다원적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우리 헌법에 등장하는 자율결사조직은 정당과 노동조합 딱 둘 뿐입니다. 그만큼 노동조합의 활동이 민주주의에서 중요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하지만 헌법에 노동3권이 있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노동조합을 하고 쟁의하는 것은 여전히 ‘목숨 내놓고’, ‘인생 거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법률 체계에서만 존재할 뿐 사실상 사문화된 손배가압류가 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쟁의 후에 따라 붙는 루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 비극을 끝내기 위해, 저는 <노란봉투법>을 발의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최근 노동현장의 손배소는 하청과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에 노조가 생기면 싹을 자르기 위해 원청 기업 측이 손배소를 남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변화된 노동시장의 현실에 맞게, 노동시장의 약자라 할 수 있는 하청과 특수고용, 플랫폼 등 비정형·간접노동자들의 노동3권이 보장되도록, 근로자와 사용자의 정의를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청에 대한 파업이 시작부터 불법으로 낙인 찍히는 일이 없도록, 원청기업에 대한 교섭과 쟁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노동쟁의를 근로조건 및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 주장의 불일치로 발생한 분쟁상태로 규정하여, 현재 임금 및 근로조건만으로 좁게 해석되고 있는 쟁의행위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예컨대 현재는 전부 불법인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이 정당한 쟁의의 범위의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를 제외하고는 단체교섭,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또는 가압류를 청구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특히 쟁의행위가 노동조합에 의하여 계획된 것이라면 개별 근로자에게는 손배와 가압류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8월 무더위가 시작될 때 서명을 받기 시작한 법을 어제 제출했습니다. 다행히 그 사이에 저의 법안 취지와 유사한 법안들이 동료의원 여러분들에 의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좋은 법안들로 지혜가 모였고 이제는 숙의와 결단의 시간인 온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킵시다. 우리 대한민국은 산업화도 민주화도 성공시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민 결사에 대한 구시대적 강압과 금지의 굴레를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노란봉투법>은 단지 노동조합을 편들기 위한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실질적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만드는 법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정기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의 입법이 성공하도록, 정의당은 이번 겨울을 옐로우 윈터(Yellow Winter)로 만들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9월 15일
정의당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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