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수요 증가율 3.5배 차이
반도체 방안 5.6%, 고용부 전망 1.6%
과잉공급 없도록 전망치 차이 규명 필요
반도체 인력수요 전망이 정부 내에서 3.5배 차이가 난다. 어느 수치가 정확한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최근, 교육부로부터 ‘반도체 분야 인력수요전망’을 받았다. 정부의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2022년 7월)에 활용된 것으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산출하였다.
(표는 파일에 있습니다)
협회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반도체 산업의 인력수요가 12만 7,434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5.6%다.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 제조업은 9만 6천 683명 증가하며 연평균 5.6%다. 반도체 기반(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은 연평균 5.5%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반도체 제조업은 4개 코드이고, 반도체 기반은 1개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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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업의 인력수요 전망은 정부내 다른 부처에서도 진행했다. 반도체산업협회가 이번에 일회성으로 산출한 것과 달리, 꾸준히 이루어진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미래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전망치를 제시하기 위해, 올해 2월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을 발표했다. 2007년부터 격년 단위로 실시하였고 이번이 7차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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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업의 인력수요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2만 6천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1.6%다. 한국고용정보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의 취업자 수는 전망 기간에 연평균 1.6%씩 성장하여 2030년에 179천 명으로 26천 명이 증가할 전망이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고효율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AI 반도체 등의 투자 확대 전략으로 전망 기간에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표준산업분류의 같은 ‘반도체 제조업’인데, 고용노동부 인력수요 전망은 연평균 증가율 1.6%이고 반도체산업협회는 5.6%다. 동일한 산업에 대해 3.5배 차이난 것이다. 2030년과 2031년으로 연도 다른 점을 감안해도 차이는 두드러진다.
차이에 대해 두 가지 설명이 있다. 반도체산업협회의 전망에는 반도체 제조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반도 포함된다는 점, 2021년 K-반도체 전략의 매출액 전망 연평균 성장률 6.2%가 반영되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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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 번째 설명은 부적절하다. 반도체 제조업에 대해 두 곳의 전망치를 살펴본 것인데, 반도체 기반 분야를 거론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설명은 정부 K-반도체 전략(2021년)의 매출액 증가를 반영했다는 뜻이다. K-반도체 전략이 성공하면 2019년 149조원에서 2030년 320조원으로 매출액 늘어나니, 그걸 다시 반영하여 인력수요를 전망했다는 것이다. 도돌이표 같은 모양새다.
(그림은 파일에 있습니다)
또한 K-반도체 전략에는 이미 3만 6천명 인력양성이 들어 있다. 그래서 종합하면, 인력 3만 6천명 늘릴 경우 매출액이 2030년 320조원으로 확대되는데, 이걸 다시 반영하여 12만 7천명 필요하다고 산출한 것이다. 적절한 방식인지 의문이 든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업 인력수요가 정부 내에서 엇갈린다”면서, “고용노동부 중장기 전망은 연평균 증가율 1.6%인데, 반도체 방안은 5.6%로 3.5배 차이를 보인다. 어느 수치가 터당한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방안은 반도체산업협회 수치를 받아 수립한 것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행여 과잉공급이라도 발생하면 사업체 입장에서야 저렴하고 순치된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K-반도체 전략에서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수치 1천 510명이 활용되었다. 전체 반도체 사업체 4천 464곳 중에서 일부인 302개 사업체의 부족인력을 단순합산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산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는 표본 사업체 대상으로 방문면접 자계식 조사를 실시한 후 전체로 추정하는데, 협회는 그 과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