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교육공약 엇박자
대입은 정시 확대, 법전원은 정량평가 축소?
대입은 정시 확대이지만,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는 정량평가 축소다. 새 정부 교육공약이 앞뒤 맞는지 의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새 정부의 대학 입시는 정시 확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공약의 분야는 ‘공정사회’이고, 제목은 “부모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다. 정시 수능위주 전형을 늘려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이렇게 되면 서울 16개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은 40%에서 더 확대되거나 그 외 수도권 대학은 30%에서 더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학생 충원의 어려움이 있는 지역대학과 예체능계 대학은 예외 적용”인 만큼, 수도권 대학에서 추가 정시 확대가 예상된다.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는 다소 다르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정량 평가지표를 과도하게 적용해 사회 경험자의 진학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입시 전형에서 과도한 정량지표 평가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사회경험과 자격 등을 갖춘 인재를 충분히 선발할 수 있도록 대학의 입시 자율성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사회경력자 선발의 한 방안으로 정량평가를 줄이고 정성평가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법전원 입시에서 정량평가는 법학적성검사(LEET) 성적, 학부성적(GPA), 공인영어시험 성적이고 정성평가는 여기에 자기소개서 및 서류 등이다. 교육부는 정량평가 60%와 정성평가 40%를 권고하고 있다. 새 정부는 정량평가 비중을 줄여 권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과 다른 방향이다. 대교협이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정량평가에 가까운 전형은 학생부교과 44.3%와 수능위주 20.0% 등 64.3%다. 문재인 정부의 정시 확대로 늘어나는 추세이며 국민의힘 교육공약에 따라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법전원 입시에서는 정량평가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냐 법전원이냐에 따라 방향이 다른 셈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장혜영 의장은 “국민의힘 공약에서 대학과 법전원 입시의 방향이 다르다”며, “대학 입시는 정량평가인 정시 수능위주 전형을 확대하고,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는 정량평가를 축소하는 그림이다. 이렇게 방향 엇갈려도 되는지, 제대로 된 방향인지 인수위가 충분히 검토한 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 수능위주 전형은 일반적으로 돈과 사교육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동하는 입시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정시 확대는 강남, 외고 자사고, 경제력 있는 가정에 유리하여 또 다른 불공정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와 배치되고 공교육 정상화와 지방대 살리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소지도 있다. 새 정부 교육정책이 다각적인 검토와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한편,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대선후보로서 청년공약을 발표하며 “수능 시험만으로 뽑을 때, 특히 강남이라든지 좋은 학교 쪽이 훨씬 더 대학 입학을 많이 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수능 100% 뿐만 아니라 수능과 내신 각각 50%씩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한 부분에 대한 설명이었다. “수능만으로 뽑게 되면 오히려 강남 학원가에서 높은 비용으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성적이 좋고, 많이 들어가는 그런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능만으로 뽑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수능 뿐만 아니라 내신도 함께 평가하는 방법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