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심후보의 지금 이 순간이 어느 순간 잃어버린 운동성과 변혁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정의당 역사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 언제였는지.
정의당이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은 아마 지난 총선 이후 였던 것 같다.
아니 노회찬 의원이 서거하고 나서부터였을까?
노회찬 의원이 살아 있었다면 장혜원과 류호정 같은 근본없는 얘들한테 수많은 활동가들의 헌신으로 만들어진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주지는 않았을테지.
그리고 수구세력과 나란히 어깨걸고 그들의 적을 격멸코자 하는 지금의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을테지.
난 정의당과 민중당이 국회에 입성하던 그 때를 환호했다.
비록 나는 내 일신의 안위를 위해 운동을 포기하고 시대의 낙오자로 살고 있지만 내 선배, 동기, 후배들이 피와 땀으로 이뤄낸 그 값진 성과를 보고 그들에게 감사하고 감사했다.
이제 진보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한 축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 꿈꾸었다.
올라가는 것은 어려워도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라 했던가? 난 지금의 추락을 이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위한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래야 덜 비참하다.
그래야 아직도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나의 선배, 동기, 후배들이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난 비겁하다.
정작 내 자신은 내 일신의 안위만을 보고 살고 있으면서 격랑의 한가운데서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에게 훈수나 두고 있다. 어줍지 않게..
그렇지만 난 정의당이 영광되었던 순간을 기억하며 그 흥분되던 순간이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
선대위 해체?
국민들도 관심없고 나도 관심없다.
더 뼈아픈 처방을 내려야 한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이 얻을 게 있는가?
심후보는 사퇴하시라.
별 존재감도 없으면서 언론에 편승해서 개인의 입지만을 돋보이려 했던 비례의원들 전원 사퇴하시라.
그리고 현장활동가를 중심으로 정치일선으로 내세우는 인사대혁신을 단행하여 진보정치의 부활을 다시금 선포하시라.
과거의 정치적 오류를 허심탄회하게 인정하시고 당성회복을 전면에 내세우고 내부의 토론과 각성의 계기를 마련하시라.
이 정도의 충격이 있어야만 쇄신이 있을 것이고 그동안 지지했던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심후보의 숙고가 진보정치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