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김지선 후보 4/3 미디어오늘 “단일화? 완주 하겠다… 따뜻한 정치를 하고 싶다”
“다음 선거에서 노회찬과 경쟁할 수도 있다”
[인터뷰]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단일화? 완주 하겠다… 따뜻한 정치를 하고 싶다”
[0호] 2013년 04월 03일 (수) 정상근 기자 dal@mediatoday.co.kr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1일 오후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완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김 후보는 “정치신인으로서 결코 적은 지지율이 아니”라며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고 해볼 만한 싸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19세 때 처음 노조를 만들며 노동운동을 시작한 이래 40여년 간 노동·여성운동을 해 왔고, 노회찬 전 의원이 부정·비리가 아닌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을 폭로한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에 크게 논란이 불거지진 않았지만 김 후보가 노회찬 전 의원의 배우자이기 때문에 ‘세습’논란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노회찬 배우자이기 때문에 출마 권유를 받은 것이 아닌 40년 활동에 대한 평가”라며 “노회찬 대표는 (본인 출마에 대해)묵묵부답이었고 노 대표가 권유했으면 오히려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제 활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등록된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노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 “훌륭한 분이지만 새정치의 내용이 많이 안 나왔다”고 평가했고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용산 개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정태홍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이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음에도 후보를 냈고 이제 서로의 입장을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인터뷰 당일 이동섭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며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불출마 결정은 안타깝지만 민주당이 야권연대 정신을 살리고 주민정서를 반영해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모두를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안 후보에 대한)지지선언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당당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와 함께 “배우자·자녀와 함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나는 혼자 뛸 수밖에 없다”며 “부모·자식도 없고 노회찬 대표도 선거법에 묶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회찬 대표는 선거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김 후보에게 ‘짜파구리’를 끓여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상계동 주민들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이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며 “X파일 실체도 적극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지역 복지나 민생문제를 주민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한다”며 “더불어 따뜻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대위 발족식 이후 김지선 후보와 노회찬 전 의원.
ⓒCBS노컷뉴스
 
-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부당한 X파일 판결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내 출발이다. 많은 주민들도 X파일 판결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나는 지난 40여년간 노동·여성운동을 하면서 이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의 출마는 그동안의 삶과도 다른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정의로운 지역사회, 민생을 살리는 정치를 하고 싶다.
X파일은 재벌과 검찰의 유착관계를 드러내면서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의 화두를 던진 정의의 문제다. 노회찬 대표는 국민들을 위해 한 일에 부당하게 의원직을 박탈당했고 당에서는 명예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후보를 내야 했다. 그리고 누가 경쟁력이 있냐고 따졌을 때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처음 나는 고사를 했다. 자신도 없었고 내가 할 일이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무게가 크고, 바로 세워야 한다는 측면에서 출마를 결정했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잘 생각했다고 본다.”

- X파일 판결에 대한 ‘정의 바로세우기’가 하필 김지선이어야 하는가? 지역구 ‘세습’ 논란이 있다.
“꼭 나여서만은 아니다. X파일 정의 바로세우기는 김지선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다만 진보정의당은 대표적 진보정당의 역사성을 잇고 있다. 재벌개혁과 정치개혁을 주장해왔던 당이고 그 당의 후보로 내가 결정된 것이다.
(세습논란에 대해)각오는 했다. 처음 안 나가겠다고 고사한 것도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자리는 저절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특히 진보정의당 같은 지지율이 작은 정당에서 내가 받았다는 세습은 권력도 부귀영화도 없다.
내가 물려받은 것이 있다면 노회찬 대표의 정의로움이다. 주민들을 만나면 노 대표의 역할이 내게 투영이 되고 잘하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것은 물려받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나는 19세부터 노동·여성운동 등 지역 풀뿌리 운동을 40년을 했다. 진보정당 당원으로서 10년 넘게 활동하기도 했다. 내가 노회찬의 부인이란 것 때문에 못나가는 것도 역차별 아닌가?
나는 노회찬의 배우자가 맞지만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평가로서 출마를 권유받은 것이다. 그동안 출마 권유도 많이 받았다. 남편은 정작 내 출마에 대해 묵묵부답이었고 나도 남편이 권유했으면 더 안 나갔을 것이다. 당, 지역주민, 여성 활동가들이 결단을 촉구했고 논란을 감수하면서도 40년의 인생을 걸고 정의 바로세우기에 나선 것이다.”

- 보궐선거에 가족이 나가다보니, 앞으로 계속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노 대표가 사면되는 2016년 총선에서는 누가 나가는 것인가?
“그건 부부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당 내에서 심사가 될 것이다. 나도 남편과 의논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의견을 반영해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맞고 이것은 사적으로 의논할 문제가 아니다. 나는 시민단체에서 40년을 살았는데 이제 정당인으로 등록이 됐기 때문에 내가 유능하다고 판단되면 내가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웃음)”

-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출마선언 한 이후 ‘생각보다 파괴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지만 지지율은 1위다. 반면 김지선 후보는 10% 안쪽이다. 최근 여론조사가 지역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나?
“여론조사가 꼭 맞아 떨어지는 일은 없다. 나는 정치신인이다. 노회찬의 부인이지만 이름이 알려진 것은 아니다. 정치신인으로 10%안팎으로 나온다면 그것이 작은 수치는 아니다. 노회찬 대표의 재판이 부당하다는 여론이 선거를 통해 확산 되고 객관화 되고 회자되면서 주민들이 먼저 그 얘기를 꺼내고 용기 잃지 말라 하신다. 안타까워서 우시는 분들도 있고.
나는 캠프에서 상근하시는 분들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X파일에 대한 격려도 많다. (유세 차)나갔다 오면 분위기가 좋아진다. 여론은 지켜봐야겠지만 3주 이상 남았기에 결과를 장담하기 이르다. 해볼 만한 싸움이다.
얼마 전에는 전국 여성활동가 777명이 지지를 선언했다. 세습 논란에 대해 여성 활동가들이 ‘그게 아니’며 ‘그동안 김지선의 활동으로도 충분히 선거에 나갈 자격이 있다’고 말해줬다. 그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지지선언을 해 감격스러웠다. 이는 나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고, X파일의 부당함에 대한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눈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 시민단체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라 한다. 그동안 내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수더분한 아줌마였다면 이제 점차 만나는 분들이 믿음을 보내주신다.”

-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씁쓸한 것이, 현재 선거전에는 직계존비속이 함께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부모도 없고 자녀도 없다. 배우자는 선거법에 묶여 뛸 수 없어 혼자 뛰는 것이 외롭다. 당원들이 지지를 해주시지만 명함을 함께 돌릴 수 없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후보고, 허준영 후보는 작년에 출마해 인지도가 높다. 나는 상대적으로 명함을 돌리며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시간적으로 힘들다. 이 문제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앞으로 싱글족이 많아지고 젊고 혼자 사는 분들도 정치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 이 제도가 부적합해질 것이다.”

- 1일 아침, 야권단일화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초반에는 야권연대가 될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 이 지역은 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가 아니다. X파일 판결이 부당하단 측면에서 진보정의당은 후보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 안철수 후보가 여기로 오면서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충분히 의논할 부분이 있었을텐데 아쉽다.
안철수 후보도 공학적 단일화에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그 이후로도 말이 없다. 우리 역시 완주할 생각이다. 단일화 기회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각 당의 후보가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 때 큰 여권에 대항하다보니 야권연대가 필요한 시기도 있었으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 민주당이 이번에 안철수-김지선 양 측을 지지선언하고 무공천을 결정했는데 이동섭 후보가 1일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
“이동섭 후보의 불출마 결정에 나도 후보로서 안타깝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역에서 오래 정치활동을 해 온 분인데 그런 결정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그런데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아쉽다. 민주당은 야권연대 정신을 살리고 주민정서를 반영해 안 후보와 진보정의당 모두를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당당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입장은 우리가 잘 받아서 성실히 고민하고 신뢰를 얻을 것이다.”

- 통합진보당 정태홍 후보와도 단일화는 없는 것인가?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내는 것은 그들의 권리다. 다만 통합진보당은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를 냈고, 그들은 이미 답을 내린 것이다. 얘기가 잘 되면 좋겠지만 서로 입장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각자 좋은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 향후 선거 전략은?
“사실 이번 선거는 이미 1년 전에 치러졌다. 상대 후보가 노 후보의 X파일 재판이 법원에 계류 중인 것을 공보물에 찍어 알렸고 재보선이 치러질 수 있다고도 흑색선전을 했다. 그럼에도 구민들은 57%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비록 유죄판결은 받았지만 국민들로부터는 사면복권이 됐다. 나는 노회찬씨의 공약, 정의, 검찰·재벌개혁 의지를 잘 계승해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진정으로 다가갈 것이다.”

- 각 후보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안철수 후보는 혁신적 기업가로서 인정을 받았고 작년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오르내릴 만큼 훌륭한 분이라 생각한다. 다만 새정치의 내용이 많이 안 나와 ‘안철수의 새정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나는 노동자·비정규직, 사회적 약자·여성 등 약자들의 문제를 바르게 대변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새정치라 본다.
허준영 후보는 작년에도 함께 경쟁했던 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 분에 대해 할 얘기는 많을 것 같다. 용산 개발 문제가 핵심적으로 드러나는데, 허 후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지역에 창동기지 이전이 현안인데 이와도 연결이 된다.”

- 노원 지역현안 한가지와 해법을 말해달라
“뉴타운 문제가 가장 큰 지역 현안이다. 기본적으로 뉴타운 정책은 실패했다. 주민들이 반목하고 갈등하고 뾰족한 대책도 못 세우고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주민들의 입장에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결해야 한다. 추진과정에서 들어간 매몰비용은 정부의 정책 실패이기 때문에 정부가 비용을 전담해야 한다. 앞서 노회찬 대표가 매몰비용 부담에 대한 법안을 발의했는데 국회에 들어가면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마지막 각오를 말하자면?
“상계동 주민들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이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적극 나설 것이다. X파일 판결을 바르게 밝혀내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상계동 주민들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지역 복지나 민생문제를 적극적으로 주민의 입장에 서서 풀어나가려고 한다. 더불어 따뜻한 정치를 하고 싶다.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한 동네 어우러져 서로 부족한 부분 매우고 이를 아이들이 보고 자란다면 그것이 곧 교육이다. 말로만 하는 정치가 아닌 실천하면서 주민 옆에 서있는 정치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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