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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이해당사자 배제하고,개문발차(開門發車)한 탄소중립위원회


이해당사자 배제하고, 개문발차(開門發車)한 탄소중립위원회

오늘(29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첫 회의를 개최하고 출범했다. 이번에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는 기존의 저탄소녹색성장위원회와 국가기후환경회의를 통합하는 성격을 가진 대통령 소속위원회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저탄소녹색성장위원회가 법률에 근거한 위원회였던 것에 비해 이번 탄소중립위원회는 대통령령에 근거한 위원회이다. 아직 저탄소녹색성장법은 그대로 법적 효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기후위기 관련 법은 몇 개월째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있다.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단 1차례 논의만 거친 상태이다. 국회 논의는 제대로 진행해보지도 않은 채 대통령령으로 우회한 형태로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환경파괴, 기후위기 심화 법안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발의된 지 99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너무나 대조되는 일이다.

이번에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허점을 갖고 있다. 정의당을 포함해서 여야 의원들이 제출한 기후위기 컨트롤 타워는 ‘독립적인 행정기관’이 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100명 규모의 위원회가 거대한 행사 치르듯이 논의하는 탄소중립위원회는 ‘이벤트’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번에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 역시 위원장을 포함해서 전체 위원 수가 97명에 이른다. 이는 이번 탄소중립위원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위원회라기보다는 ‘행사 치르기식’, ‘보여주기식’ 위원회라는 점을 보여주는 예이다.

무려 97명이나 되는 위원이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기후위기 심화와 탄소중립 대응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이해당사자들은 배제되었다. 반면 철강협회, 석유화학협회, 시멘트협회, 현대자동차, SK E&S 같은 산업계 인사들은 다수 참여하고 있지만, 한국노총을 제외하고는 노동계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기후위기 심화에 따라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농민들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주유소나 카센터처럼 탄소중립 과정에서 피해를 보게 될 중소상공인 역시 97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에는 왕도가 없다. 한두 번의 이벤트나 캠페인을 한다고 결코 기후위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오히려 이들 행사를 한다며 기후위기가 심화될 뿐이다. 보여주기식 행사와 법적 근거도 부족한 형태로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킨 문재인 정부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규탄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의당은 원내 정당으로 최초로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그린뉴딜 특별법을 작년 8월 심상정 의원 대표발의로 제출하였고, 올해 4월에는 저탄소녹색성장법을 대체하고 기후위기 대응의 근간을 담은 기후정의법을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로 제출한 바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벤트성 위원회 출범식이 아니라 국회에 제출된 기후위기 대응 법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를 세우는 일이다. 문제가 심각하고 중요할수록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해당사자 배제하고, ‘개문발차(開門發車)’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기에는 우리가 처한 기후위기 상황이 너무나 다급하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이런 식의 이벤트는 집어치우고, 더욱 진중하게 기후위기 문제 접근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1.5.29.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 이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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