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도 기준도 사라진 4차 추경 예산에 유감
- 조속한 집행으로 따뜻한 추석이 되도록 해야 -
정부가 지난 9월 10일 국회에 제출한 7.8조원 규모의 4차 추경예산안이 일부 수정되어 의결되었다.
오늘 국회의 의결을 거친 4차 추경예산은 추경 편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가지게 했다.
첫째, 과도한 재정건전성 우려로 추경 예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의당은 4차 추경 편성 전부터 고용 불안과 소득 감소로 인해 생계에 위협을 받는 다수의 국민에게 정부의 보편적인 재정지원이 있어야 함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선별지급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그렇게 했다. 국민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진 다음에 국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우를 발생시키지 않길 바란다.
두 번째, 원칙도 없고, 기준도 잃어버린 추경예산이 되었다.
4차 추경안은 2차 전국민재난지원금이 포함 되어야 했으나 과도한 국가 채무를 이유로 국채 발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선별지급을 기준으로 편성하였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상자의 추가와 수정을 거치면서 결국 선택적 선별지급으로 다시 기준이 바뀌었다. 추경예산 편성의 원칙도 없고 지원금 지급의 기준도 모호했다. 과연 무엇을 위한 추경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세 번째, 선심성, 생색용 예산이 양당합의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포함되었다.
추경예산안에 통신요금 예산을 편성한 부분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대표적인 추경 사업 중 하나다. ‘국민의 힘’ 또한 통신요금 지원 예산 일부를 감액하고 생색용 예산을 대거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주장하고 국민의 힘이 비판했던 재정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는 추경 심사의 기준이 되지 못했다. 중학생 비대면학습지원금은 어떤 기준에 의해 편성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백신 조달 예산은 추경에 편성할 만큼 불요불급한 예산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정부의 준비 부족을 확인하거나 생색용 예산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오늘 의결된 추경에서 물론 의미 있는 증액 예산도 있다. 집합금지?제한업종의 예외 없는 지원이라던가, 코로나19 방역의 최선두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을 위한 예산의 증액 등도 있다. 이러한 의미 있는 예산이 반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4차 추경안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앞에서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위태롭게 지탱되고 있다. 부족한 규모의 4차 추경이지만 이제는 서둘러 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절차와 기준 마련으로 차일피일 미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재난의 시기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크게 요구된다. 기나긴 재난의 터널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 정부는 원칙도 기준도 없었던 4차 추경의 우를 되풀이 하지 말고 국민의 삶을 어떻게 더 보듬을지 노력해야 한다.
2020년 9월 2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원석)
담당 : 정책위원 손종필(02-6788-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