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의당 정체성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당은 정치를 하기 위해 머릿수를 늘려서 힘을 키우던지, 소수의 이익을 대표하기 위해서 뜻이 맞는 사람들 소수 정예가 모여서 활동한다. 지지층을 넓혀서 대중 정당이 될 것인지 현대 대변하는 계층을 위해서 5% 지지에 만족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소수 이념정당인 민중당과 녹색당 입장에서 정의당은 부러운 정당이다. 진보계의 맏형이다. 우리는 대중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입당해서 분위기를 보니 아직도 순혈주의가 많다. 식당을 차려 놓고는 식구들끼리만 밥 먹자는 사람들이 많다.
총선에서 민주당과 비례연합을 만들 것인지를 두고 논란과 탈당 사례도 사실 이 문제이다. 당비를 낮출 것인지, 게시판을 공개할 것인지도 이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중정당이 목표라면 게시판도 공개하고, 당비도 낮춰서 많은 당원과 지지자 계층을 넓혀야 한다.
둘째 소수 정당으로써 다수 정당과 차별성 혹은 활동 목표이다. 큰 정당이 하는 것을 우리는 규모만 작게 하면 이길 수 없다. 인력, 예산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노동, 인권 등 몇 분야는 인력과 조직에서 겨룰 수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분야는 포기할 수 없다. 소수 정예에게 힘을 주어서 수권정당의 가능성을 살려둬야 한다.
진정한 차별성은 진보 가치를 극대화하여 정의당다운 당을 만드는 것이다. 수평적 소통, 정보 공유, 권력집중과 분산, 집단지성, 연대와 협력 네트워크 정신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소수에게 오히려 유리한 당내 직접 민주주의이다. 숙의 민주주의, 디지털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를 당내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당원 발의제를 도입하여 몇 명 이상이 발의하면 당 의사결정기구에 자동반영하는 것이다. 당원들이 당직자 소환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에는 당원 총원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다. 대의원제 문제는 대의원들이 당원들 의견을 종합하여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대의원은 수십명 당원 대표인데 개인소신만 발언하고 투표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셋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이다. 소통 수단이고 직접민주주의 수단이다. 기본적으로 현 홈페이지는 밴드나 카톡보다 수준이 낮고 활동하기가 어렵다. 지역별로는 구분되어 있으나 직능(관심분야) 게시판은 아예 없다. 토론만 붙으면 갈라지고 헤어지고 탈당한다. 디지털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게시판을 새로 바꿔야 한다.
이진순 씨의 ‘듣도 보도 못한 정치’를 보면 외국의 혁명적인 정당들 사례와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소개되어 있다. 시민참여 에플리게이션 ‘브리게이드’를 보면 어떤 안건에 찬성과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공간을 분리해둔다. 당원끼리 감정을 상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댓글을 순서대로 활용하여 여론을 확인할 수 있다. 진보의 적극적 의견참여를 유도하면서 진보가 분열로 망하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혁신문제를 떠나서 제일순위로 게시판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