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시선에서 매력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왜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스물일곱 살의 청년인 류호정 후보에게 매력을 못 느끼고 비난하는 것일까요?
류호정 씨의 사과문을 보겠습니다.
-2014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유저였던 저는,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계정을 공유했습니다.
조심성이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무작위로 계정을 공유한 것이 사실이라면 티어는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이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하는 모든 사람은 알 것입니다. 골드1에서 다이아5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는 것은 무작위로 지인들에게 공유한 것이 아니라 '다이아5를 아득히 초월한 실력을 갖춘 누군가'에게 맡겨 티어를 올렸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습니다.
-금전 거래는 없었습니다.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습니다.
금전 거래가 없었다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저는 이 점도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불법이지만 당시에 대리게임은 한 단계 상승할 때마다 저티어에서는 1~3만원, 고티어에서는 4~5만원의 금액을 지불받는 '노동'이었습니다. 설령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의 대가는 지불해야 합니다. 정의당에 계신 분들은 이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보다 더 잘 알 테니 따로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골드1에서 다이아 5까지는 6단계이고 그렇다면 류 씨는 티어를 올려준 사람에게 주어야 할 수십만 원의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류 씨의 티어를 올린 누군가의 노동력을 갈취한 것 아닙니까?
경제적 이익이란 꼭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만을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게임에서 높은 등급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는 당연히 경제적인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으로 창출할 수 있는 이익까지 얘기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류 씨는 친목 모임이기 때문에 티어가 상관이 없었다고 얘기했지만 높은 등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발언권이 강해지는 것이고 또한 동아리 내에서 있을 법한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가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당연히 대회 출전과 입사 혹은 정규직 전환에서 높은 등급과 그로 인해 창출된 여러 활동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류씨의 말대로 류 씨의 등급이 자신에게 어떠한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주지 않았다면 류 씨는 왜 대리 게임을 통해 등급을 올렸을까요?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가 있어서 부정을 저질렀다면 행위에 대해 합리적인 이해는 가능할 것입니다. '동아리 회장도 하고 대회도 나가고 게임회사 들어가려고 그랬구나.'하고 말입니다.
근데 자신은 그 행위로 인해 아무런 이익도 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을 저질러서 등급을 올렸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는 행위에서조차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걸린 정치적 사안에 있어 부정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정리하면
1. 류호정 씨의 계정 공유는 지인들에게 무작위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에게 등급을 올릴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2. 등급을 올려준 사람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것은 노동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다.
3. 높은 등급 그 자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없을지언정 높은 등급으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사회적 이익은 많이 있었다.
4. 류호정 씨의 주장대로 이익이 없는 행위라고 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익이 없는데도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이 이익이 있을 때는 어떠하겠는가?
작고하신 노회찬 의원님은 대가와 청탁 없이 받은 자발적 모금도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괴로워했던 거로 기억합니다.
부정 행위(대리)로 인해 충분한 경제적, 사회적 이익과 동아리 활동, 대회 참가, 입사까지 얻었다고 보이는 류호정 후보는 오히려 '자신은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이 없다'고 변명을 합니다. 이것을 제가 그리고 진보 정치인의 도덕성이 보수 정치인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처음 대리 게임 문제가 이슈가 됐던 2015년에 '높은 등급을 받고 싶은 욕심에 대리를 동해 등급을 올렸다.'고 얘기하고 아이디를 삭제하고 가진 것을 내려놓았다면 이번에는 그냥 과거에 잘못하고 사과한 일 정도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주변 지인들에게 계정을 공유했을 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계속하고 이익을 얻은 게 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류호정 씨에게 대한민국의 어떤 청년이 매력을 느끼겠습니까? 대한민국의 괴로운 삶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게임에서조차 높이 올라가려고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에게 대한민국 어떤 청년이 매력을 느끼겠습니까?
당 지도부 여러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고 류호정 씨의 비례대표 1번 직을 유지시키는 것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고 당이 가려는 방향과 맞는가, 류호정 씨가 과연 당의 비전에 부합하는 사람인가를 재고해주시길 바랍니다.